1년여 임기를 앞둔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임기 말 대통령의 능력한계를 시사하는 여러 대목이 신년사나 연두기자회견의 곳곳에 묻어 있다. 국민통합, 화합의 절절함이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한 입장표명이나 대통령의 1순위 목표였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올 스톱에서도 읽게 된다. 박.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은 국민의 공감대 형성이 우선순위라는 점과 취임 후 국정의 최우선 과제였던 한반도 평화시대 조성을 위한 남북대화가 뜻대로 풀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임기가 그리 길지 못한데서 오는 안타까움도 비췄다.

전직 대통령의 상황에 매우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는 국민들도 많을 것이며 그런 국민들의 아픔까지 다 아우르는 사면을 통한 국민통합을 이루자는 의견을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사면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언젠가는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힐 때가 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 전제도 국민 공감대 형성이며 국민이 공감하지 않으면 사면이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고 오히려 극심한 분열이 만들어진다면 통합은 커녕 이를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도 국민통합의 절실함을 가감없이 비춘 것이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따른 한국민들의 시각은 진영 논리에 따라 극과 극으로 양분되어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읽을 수 있다.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여권 대표의 사면 촉구설로 연말 정가의 핫 이슈였다. 전직 대통령 사면논의는 일단 수면아래로 침잠 하는 모양새나 여권대표마저 이를 제기한 것은 사면을 통한 국민통합을 원하는 각 층의 국민들이 많음을 입증한 것으로 사면 로드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언제 하더라도 찬.반의 불협화음이 불거질 뜨거운 감자일 바에는 현 정권에서 영어의 몸이 된 두 전직 대통령을 가까운 시일내 풀어 줌으로써 관용과 포용의 새장을 열어가는 촉매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해외동포들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장기간 구속에 따른 국격의 손실을 직접 경험할 기회가 많다. 자유민주 경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한국호의 전직 대통령 2명의 구속이 불러온 언 밸런스가 현지 로컬 피플에 대한 코리아 이미지 제고 공공외교에도 보탬이 될 리 없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속 역시 한국 브랜드에 적신호다. 민주 국가의 효율적 정치. 외교. 경제관리라는 측면을 고려한 것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사면권이다. 사면권의 남용도 문제지만 적재적소에 시의적절 하게 행사하는 것도 화합과 포용 정치의 적극적인 방법이다.

세게 경제대국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20일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의 첫 메세지는 국민통합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일성은 국민통합을 통한 미국민들의 유니티였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 4년중 온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섰다. 대통령이 그 정점에 서 있었기에 두 번이나 하원에서 탄핵을 당하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작년 5월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과 사회 분열, 갈등의 문제가 무엇보다 심각하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과격한 시위와 보수파의 반발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주류 언론의 날 선 공격에도 유권자 7400만 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는 사실은 바이든 행정부가 외면하기 힘든 사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사회 분열로 야기된 계층간 갈등을 치유하고 국가단합에 나서는 데 국정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40만명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었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 2월말까지 코로나 사망자가 5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선언이라는 아주 훌륭한 합의를 봤음에도 그 이후 더 나가지 않은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올해 집권 5년 차이기 때문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남북정상회담을 서두를 수 없는 노릇이라는 아쉬움을 털어놨다. 남북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꼭 해보고 싶은 일이라는 여운을 남겼다. 취임당시 전쟁의 먹구름이 한반도 상황을 가득 덮고 있다고 할 정도로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이었으나 평화를 잘 유지한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고도 언급했다. 화상회담을 비롯해 비대면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남북대화마저 막힌 상황에서도 북은 여전히 핵 능력 증강과 한국을 비하하는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여권은 이 마저도 대 타협을 위한 속 마음을 비춘 것이라는 해석이다. 보편적 국민정서와는 맞지 않는 통일부나 여권의 일방적 언행은 대북정책의 동력인 국민통합 화합에 걸림돌이요 이는 결국 정부의 효율적 대북정책의 부담으로 귀착된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현직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를 통해 두 동강 난 국론을 아우르면 대북정책에도 국민통합을 유도하는 일석이조의 입지를 마련하는 길이 될 것이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도록 무엇보다 통합, 화합의 손을 정부가 먼저 내미는 것이 그 첫 걸음이다.

교민잡지 편집고문 | 박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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