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핀 연꽃’ 닮은 심장의 형상

위의 그림은 <동의보감>에 나오는 심장의 ‘형상’이다. 심장을 그린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니, 그린다는 말 자체가 ‘님을 그리워하다’는 것처럼 마음속에서 그려보는 것이기도 하다.

그림을 보면 하트 모양으로 생긴 심장이 몇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구역이라고 했지만 경계는 분명하지 않다. 하트의 위쪽에는 일곱 개의 구멍이 나 있고 그 위에 털이 3개 나 있다. 그리고 심장의 주위로는 무언가가 심장을 둘러싸고 있다.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 물결이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 나가듯 무언가가 출렁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 이 그림은 무엇을 드러내고 싶은 것일까? 

<동의보감>에서는 심장의 형상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심장의 형상은 벌어지지 않은 연꽃 같고, 가운데에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서 이 구멍으로 천진天眞의 기를 끌어들이는데, 이곳이 바로 신神이 거처하는 집이다.”

연꽃은 보통 창조, 생명, 지혜 등을 상징하며 불교에서는 부처나 극락, 유교에서는 군자를 상징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이 갖고 있는 본디 마음의 순수한 상태를 상징한다. 심장[心]은 마음인 것이다. 그 마음은 다스리기 나름으로 드러나는데, 마음이 나오는 곳이 바로 이 일곱 개의 구멍이다. 이 구멍은 천진, 곧 내가 타고난 기가 들어가는 곳이기도 하다. 타고난 선천적인 기를 원기元氣라고 하는데, 이 원기가 구멍을 통해 심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구멍[규竅]은 동굴처럼 입구가 뚫려 있고 그 안에는 머물 수 있는 자리가 비어 있어서 밖의 무언가가 들어올 수 있고 또한 안으로 들어온 것은 밖으로 나갈 수도 있는 그런 곳이다. 안으로 들어왔던 것이 밖으로 나가는 것은 외부의 자극에 의한 것이다. 해가 떴다든지 먹이가 나타났다든지 적이 침입했다든지 하는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여 안에 있던 것이 밖으로 나간다. 이때 구멍이 잘 뚫려 있어야 한다. 구멍이 막혀 있으면 해가 떴는지 적이 침입했는지 알 수가 없다. 나가려 해도 나갈 수가 없다.

구멍이 일곱 개인 것은 이 구멍들이 하늘의 북두칠성과 서로 상응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북두칠성은 동아시아 천문학의 기준이 되는 별이다. 북두칠성의 자루[두병斗柄]가 가리키는 방향은 하늘의 질서를 정하는 기준이며 이에 따라 계절이 나뉘고 달이 나뉜다. 몸에서 가장 중요한 지위에 있는 심장에 북두칠성과 상응하는 일곱 개의 구멍이 있다는 것은, 심장이 몸의 기준이 된다는 말이며 또한 사람의 몸은 그 자신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의 변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어서 서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는 말이다.

 사람의 몸, 자연과 연관이 깊어

하늘과 땅은 사람을 내고 사람은 하늘과 땅의 기를 먹고 산다. 사람과 자연, 나아가 우주가 서로의 기를 주고받음으로써 신神이 생긴다. 신은 생명력이 고도로 작용한 결과 나온 것이다. 신의 대표적인 것이 정신이다. 그러나 정신은 신의 일부일 뿐이다. 신은 생명력의 표현이므로 신은 그 사람의 얼굴색, 몸의 꼴, 움직임 등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화가 난 사람과 기분 좋은 사람의 얼굴 ‘색’[色]이 다르며, 마른 사람과 뚱뚱한 사람의 ‘꼴’[形]이 다르며, 허리가 아픈 사람과 머리가 아픈 사람의 하는 ‘짓’[態]이 다르다. 이처럼 색과 꼴과 짓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 바로 신이다. 신을 정신이나 의식으로 한정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더군다나 의식을 사람과 다른 동물이나 식물, 무생물과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은 더 큰 잘못이다. 의식은 물질이 고도로 발전된 단계에서 드러난 신의 한 양상일 뿐이다. 모든 사물에는 신이 있다. 모든 사물은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자는 이렇게 말한다. “똥에도 도가 있다.”

시드니한의원은 동의보감에의한 진단과 처방을 합니다.

[출처]동의보감특강
시드니한의원은 동의보감에의한 진단과 처방을 합니다.


조규호 시드니한의원 원장 | haniwon.com.au
8960-2435

교민잡지 editor@kcmweekly.com 
교민잡지는 여러분이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kcmweekly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