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omain.com.au보도에 따르면 호주의 주택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며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정점을 찍은 이후 불과 7개월 만에 전국 주택 평균 가치가 6만 달러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 조사기관 코탈리티(Cotality)가 발표한 전국 주택 가치 지수(HV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 동안 호주 전국 주택 가격은 1.2% 추가 하락했다. 이로써 전국 주택 가치는 지난 3월 고점 대비 6.7% 낮아졌으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호주 주택 중위값 기준 약 6만 3,400달러가 증발한 셈이다.
팀 로리스(Tim Lawless) 코탈리티 연구 총괄은 신규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거시경제적 하방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구매 수요를 심각하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리스 총괄은 “주택 구입 능력(affordability) 악화와 대출 상환 부담(serviceability) 증가가 초기의 주요 원인이었으며, 여기에 네 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 지속되는 침체된 소비자 신뢰도, 고물가로 인한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하락폭을 키웠다”고 밝혔다. 이어 “5월 중순 발표된 연방 정부 예산안 역시 시장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하락 속도는 지난 40년 동안 있었던 그 어떤 부동산 침체기보다 빠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호주 주요 주도(Capital City)들의 주택 가치는 불과 7개월 사이에 8.1% 급락했다. 이는 호주 부동산 역사상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던 2017~2019년 당시(고점 대비 저점까지 총 8.2% 하락) 초기 7개월간 하락률이 1.2%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수치다.
도시별로는 시드니가 금액 면에서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 년간 급등세를 보였던 브리즈번과 퍼스가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10월 한 달간 브리즈번과 퍼스는 각각 2.0%, 1.7% 하락해 시드니(1.6% 하락)의 하락 폭을 앞질렀다.
최근 3개월간 누적 하락률을 살펴보면 브리즈번이 6.1% 급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퍼스가 5.7%, 시드니가 4.7% 하락하며 뒤를 이었다. 지난 분기 동안 8개 주도 전체에서 가격 하락이 관측되었으나, 10월 들어 호바트와 다윈만 소폭 반등을 나타냈다.
로리스 총괄은 “지난 6년간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중규모 주도들이 본격적인 가격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며 “브리즈번, 퍼스, 애들레이드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최근 3개월간 하락세가 관측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장 이전에 주택을 매입한 브리즈번과 퍼스의 실소유자들은 시드니나 멜버른 소유자들에 비해 여전히 비교적 높은 자기자본(Equity)을 유지하고 있다. 일례로 퍼스의 경우 고점 대비 20% 하락하더라도 가격 수준은 2025년 중반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정도다. 반면 멜버른의 주택 가치는 5년 전보다 7.3% 하락했고, 시드니 역시 2021년 10월 시세보다 1.5%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비를 이룬다.
멜버른의 부동산업체 ‘마샬 화이트(Marshall White)’의 존 본지오르노(John Bongiorno) 영업 이사는 현장의 매수자와 매도자 심리가 수십 년 만에 가장 얼어붙은 상태라고 전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매도인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전국 주택 매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으며, 시드니는 30%, 브리즈번은 29% 각각 줄어들었다.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기간인 매매 소요 기간 중앙값도 39일로 늘어나 2020년 8월 이후 가장 길어졌다. 주요 도시 전반의 경매 낙찰률은 꾸준히 50%를 밑돌고 있으며, 일반 매매 진행 시 매도인들의 가격 할인 폭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신규 매물 유입량이 평년 대비 약 18% 적음에도 불구하고, 매물 소진 속도가 더뎌지면서 주요 도시 전체 재고량은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