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가장 중요한 머레이강(Murray River)이 기후변화로 인해 지속적으로 말라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호주 식량 안보와 관련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news 보도에 따르면 최근 내린 비로 머레이강에 임시로 물이 들어찼지만, 과학자들은 강의 장기적인 건강 상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핵심 산업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머레이강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빅토리아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가 용수를 공유하는 핵심 수자원이다. 강의 건조·반건조 유역은 호주 전체 식량의 약 40%를 생산하는 농업 중심지로, 머레이강의 수질 및 수량 악화는 호주 전체 경제와 식량 안보에 직결된다.

시드니공과대학(UTS)의 밀턴 스피어(Milton Speer) 박사는 “최근 내린 비로 겉보기에는 물이 힘차게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 추세는 훨씬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스피어 박사 연구진에 따르면 기후변화 영향은 하류에서 대규모로 물을 끌어 쓰기 전인 상류 구간에서부터 이미 시작됐다. 현재 상류 수위는 와이케리(Waikerie) 너머까지 물이 흐르는 데 필요한 최소 기준인 6m에조차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UTS의 랜스 레슬리(Lance Leslie) 교수 역시 “최근의 유량 증가는 30년 넘게 이어진 수위 하락을 되돌리지 못한다”며 “상류 머레이강 수위는 1990년대 초부터 강수량 감소와 함께 급격히 낮아졌으며, 이제 가뭄은 단순한 일시적 기상 현상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평년 수준 자체가 바뀐 결과”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수자원 공급이 줄어드는 와중에 인구 증가, 관개용수 수요 확대, AI 데이터센터 등 물 다소비 시설의 등장으로 용수 수요가 계속 폭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머레이강에 의존하는 지역 주민과 농가, 원주민 전통 토지 소유자(Traditional Owners), 관련 산업 전반의 물 안보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생태계 유지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연방 및 주, 지방 정부를 향한 정책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레슬리 교수는 “곧 진행될 ‘머레이-달링 유역 계획(Murray-Darling Basin Plan)’ 검토는 물 정책을 현실적인 기후 상황에 맞출 결정적 기회가 될 것”이라며 “늘어나는 물 수요와 강의 건강성을 동시에 지키려면 한층 효율적이고 비용 효과적인 새로운 관리 체계 수립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