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com.au 보도에 따르면 호주 정부가 추진해 온 연간 100억 달러(한화 약 9조 원) 규모의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연방 야당 연합(Coalition)이 의회 비준 저지 방침을 밝히면서 정가와 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돈 패럴(Don Farrell) 호주 통상장관은 10월 12일 공식 입장을 내고 “호주가 이번 EU와의 자유무역협정 기회를 놓친다면 가까운 미래에 재추진할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지난 3월 최종 타결된 이번 양국 간 FTA 체결안에는 유럽 시장으로 수출되는 호주산 주요 상품의 98%에 달하는 품목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파격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패럴 장관은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로 국제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고 글로벌 경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을 짚으며 “특정 국가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신규 시장 다변화와 국제 무역 협력 강화는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번 협정이야말로 수십 년간 호주 기업들에게 장벽이 높았던 인구 4억 5,000만 명 규모의 거대 유럽 시장을 활짝 열어줄 결정적 계기”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매트 캐너번(Matt Canavan) 국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연합 측은 협정안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의회 비준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야당 측은 협정문 내에 포함된 ‘파리기후협정’ 이행 의무 조항과 더불어, 수입 관세 철폐 조건이 정작 호주 내 제조업 및 농축산업 등 주요 산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캐너번 의원은 “보호 장치 없이 EU 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전면 철폐할 경우, 상대적으로 제조·생산 단가가 높은 호주 국내 산업 기반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산업계는 협정이 무산될 경우 발생할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며 조속한 의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현지 주요 상공회의소 및 무역 단체들은 “일부 조건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거대한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호주 수출 기업과 투자 유치에 매우 유리하다”며 “특히 호주산 방산 물자의 해외 공급망 진출과 글로벌 방위산업 협력 강화 측면에서도 이번 FTA 체결이 상당한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