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지원액의 2배에 달하는 자금이 제3국을 거친 러시아산 정제 석유 수입에 지출되고 있다는 호주 상원 보고서가 나와 대러 제재 체계의 전면적인 개편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news.com.au가 보도했다.
호주 상원 외교·국방·무역 참고인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현행 대러 제재 체계의 이행과 집행 모두에 “중요한 공백”이 존재하며 제3국을 통한 우회 수법이 정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특히 호주가 러시아 관련 제재 법률 위반으로 단 한 명도 기소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호주가 미국·유럽연합(EU)·영국 등의 제재 강화 흐름에 뒤처진 “예외적인 국가”가 되었다고 꼬집었다.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와 호주우크라이나단체연합(AFUO)의 자료에 따르면, 호주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인도, 중국, 브루나이 등 러시아산 원유를 처리하는 제3국 정유소로부터 약 247억 달러 규모의 정제유를 수입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정부가 거둬들인 직접 세수만 약 24억 5,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침공 이후 호주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총 지원액인 19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와 관련해 AFUO는 국방부가 연료 공급 계약을 맺은 업체 역시 제3국 정유소에서 연료를 조달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호주 납세자의 돈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측에도 흘러 들어가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석유뿐만 아니라 목재 제품 등에서도 제3국에서 가공 과정을 거쳐 들어오는 러시아산 원료의 우회 수입 문제가 함께 지적됐다.
상원 위원회는 제재 대상을 제3국을 거친 정제유 및 혼합 석유제품까지 확대하고, 호주 내 러시아 자산을 전수 조사 및 몰수하여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하는 법안을 검토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또한 수사 권한과 인력이 부족한 호주제재청(ASO)의 역량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DFAT)는 복잡한 글로벌 석유 공급망 특성상 제3국을 거쳐 들어오는 러시아산 에너지를 추적할 국제적 통제 장치가 미비하며, 수입 추정치 계산에 쓰인 가정을 검증할 직접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해명했다. 국방부 역시 관련 부처와 함께 대응 옵션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앨버니지 정부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와 10년 기한의 양자 안보 협정을 체결하고, 호주군 장비 지원을 포함한 6,0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과 함께 대러 제재 대상을 총 1,900여 건으로 확대하는 등 외교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