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수 호주인들은 이민율을 낮추거나 심지어 순이민자 수를 대폭 줄이는 것을 원하고 있다. 이 틈사이 군소정당 원 네이션이 차기 연방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왔다.
폴린 핸슨 대표가 주도하는 원 네이션 정당의 코어가 반 이민정책이기 때문이다. 이에 뒤질세라 집권 노동당이나 메이져 야당 자유연정도 앞다퉈 이민자 유입을 호주 역사상 최대한으로 줄이는 정책을 내 놓고 있다.
정치권력을 쥐기위해서는 유권자의 기호를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든 정당이 이민에 대한 일반 대중의 불안감을 달래야 한다는 압력을 받는 가운데, 이민 감소 강경책이 향후 10년간 호주 경제와 재정에 엄청난 부정적인 결과을 빚을 것이라는 의회예산처의 분석이 나왔다.
원 네이션당의 제안은 가장 급진적이다. 이 우익 포퓰리즘 정당은 향후 3년간 이민자 수를 순유입(순이민자 수 감소) 상태로 유지한 후 다시 증가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이 정책이 그데로 집행되면 연방 예산은 10년 이상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며, 국가 부채는 향후 10년간 2,750억 달러 더 증가하고, 경제 생산량은 2,120억 달러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베이비붐 세대 대부분이 은퇴하고 X세대 중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60대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원 네이션 계획이 시행된다면 세금을 납부하는 근로자 수가 82만 명 줄어들게 된다.
메이져 야당 자유연정은 당이 제안한 이민 변경안을 가리켜 “국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 축소”라고 규정했다. 이 정당은 당선될 경우 2년간 순이민자 수를 연간 10만 명으로 대폭 줄이는 것을 포함한 개혁안에 드는 비용을 숙련된 이민자 유치에 집중함으로써 상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정책에 따르면 국가 부채는 1조 54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향후 10년간 누적 적자 예산이 1080억 달러에 이르고, 2034-35년에 가서야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가, 주택 가격 상승과 생활비 부담이 기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집권 노동당은 해외 순이민자 수를 22만 5천 명으로 줄이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2년차 및 3년차 워킹홀리데이 비자와 학생 가족 비자건수를 대폭 삭감한다. 현정부 정책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누적 재정 적자는 1,080억 달러에 이르며 2034-35년에 흑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노동당 정부가 해외 이민 순유입량을 신속하게 줄이기 위한 핵심 조치로 워킹홀리데이 비자 발급을 제한하기로 결정하자 이민 노동력에 의존하는 숙박 및 요식업계로부터 반발이 거세다.
이민자 수를 급격히 줄이려는 정치적 경쟁이 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산업계와 경제 단체들의 우려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호주 호텔 협회는 이번 주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광고를 통해 공개 토론에 직접 참여했다. 이 광고는 이주 노동자들이 전국 카페, 노인 요양원, 슈퍼마켓, 호텔에서 사라지면서 서비스가 붕괴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호텔 업계는 이민 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이해하지만, 계획된 감축 조치의 가장 큰 피해를 우리 업계가 떠안는 것은 불공평하다.” 호주 숙박업협회(Accommodation Australia)의 제임스 굿윈 최고경영자의 지적이다.
호주는 이민 문제에 있어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자유연정이나 원 네이션당이 제안한 이민 감축 규모는 이민자의 최후 안식처였던 호주 국가 이미지가 역사에서 퇴행하는 나라 이미지의 격하를 가져온다.
이민자가 개척해 만든 민주정치와 선진경제를 창출한 성공 사례의 호주의 자부심이 허물어질 것이 뻔하다. 1세대 및 2세대 이민자가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문화적 다양성이 일반적으로 존중받고 있고, 사회경제적 회복력 면에서 많은 다른 국가들보다 우수한 호주의 스테이터스가 도전을 받는다는 예기다
이주민들이 국내 정책 문제의 주된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자성론이 일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모든 정당의 정책이 상세하게 공개하고, 독립적인 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적 치원의 검증과 합의가 도출되야한다는 지적이다.
존 하워드 전 총리가 지적대로 누가 이 나라에 올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올지를 결정할 권리는 정당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국민에게 있음은 어떤 시대 환경에서도 변함없는 진리다. 덧붙여 말하자면, 호주 국민들은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 결정의 이점과 페단을 공정하게 비교 검토할 기회를 가질 권리가 있다. 단순이 여론조사만으로 나라의 사활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를 졸속히 결정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교민잡지 편집고문 박병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