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단 베네딕토 무역 전문 기자(24)는 멜버른 남동부 교외 지역인 클라이드 노스에서   18세 남동생과 함께 부모집에서 살고 있다. 한 번도 집을 떠나 살아본 적이 없다.

멜버른 자택에서 어머니 쉴라 베네딕토와 함께 한 베네딕토는 “전반적으로 모든 게 비싸요. 월세도 비싸고요… 하지만 저는 2주마다 받는 급여의 60% 이상을 저축합니다.”라고 말했다.

“문화적인 차이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아는 동남아시아나 중동 친구들 중에도 가족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사촌이나 삼촌, 이모 같은 친척들이 집에 같이 살죠. 저 역시 제가 집에서 나가려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 역시 같이 살길 원합니다.”

그래도 그에게는 마지노선이 있다. 그는 27세에서 30세 사이에 파트너와 함께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드니 피크닉 포인트의 24세 올리버 메이슨은 중고품 가게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집에서 독립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집값이 너무 비싸고 친구들도 모두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집을 나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주택 시장 접근이 어렵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안일함과 무관심이 어느 정도 만연해 있다고 생각한다.  .

그의 부모는 중산층처럼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분가에 대해 조급함이나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친구들 중 상당수는 아직 독립하지 않아서, 뭔가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하지않는다.

저소득층 가구의 주거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호주 20대 절반이 부모의 둥지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높은 주택가격 때문이다.

호주 중요 사회지표인 가계 소득 및 노동 동향(HILDA) 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젊은층 중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비율이 2001년의 39.4%에서 49.9%로 증가했다.

HILDA 조사는 2001년부터 동일한 9,000가구를 추적해 왔다. 이번에 새로 발표된 조사는 2024년에 실시되어 거의 25년 동안의 데이터를 추적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호주 주요 도시의 소득 하위 40% 계층 중 임차인의 36%,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의 30%가 가처분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40% 가구 중 가처분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나 주택담보대출 상환금으로 지출하는 가구는 주거난을 겪는 것으로 간주된다.

세입자, 한부모 가정, 그리고 고령 독거인들의 주거 스트레스 비율이 가장 높았다.

멜버른 대학교 로저 윌킨스 경제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고용 시장에도 불구하고 주요 금융 및 주택 스트레스 지표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멜버른 대학교의 카일 페이튼 박사는 주거 비용이 젊은 성인들이 부모님 집에서 계속 사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호주에서 젊은이들이 부모 집을 나와 살 곳을 찾고 가정을 꾸리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30세 미만으로 부모님 댁을 떠나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임차인이지만, 그들 중 상당수가 거주 환경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젊은이 5명 중 1명은 자신의 거주지가 “불편하다”고 응답한 반면,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 중에서는 25명 중 1명만이 그렇게 응답했다.

집을 나와 독립하는 사람들은 새로 이사하는 주택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 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젊은이들이 ‘곰팡이가 가득한 임대 주택에서 살아야 할까, 아니면 20대 후반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보증금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손주를 보는 것은 기쁨과 의미를 주는 것 외에도 다른 이점이 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노화 과정에서 뇌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분석이다.

미국 조부모와 치매에 대한 최초의 인구 기반 연구 중 하나에서, 연구진은 1만 명이 넘는 조부모를 대상으로 16년간의 장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손주를 돌보는 것이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텍사스 테크 대학교 사회학과 부교수이자 노년기 인지 건강 연구자인 최승원 교수가 밝혔다.

그의 동료들은 50명의 할머니의 뇌를 스캔하고, 비슷한 연령대의 조부모가 아닌 여성 25명의 뇌와 비교했다. 컴퓨터 모델로 계산한 나이 추정치에 따르면 할머니들의 뇌는 평균 5년 반 정도 더 젊어 보였다.

물론 한지붕아래 거주형태가 긍정적인 것만도 아니다. 한국의 개인파산 신청이 최근 줄었지만 70세 이상 고령층의 파산 신청은 70%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령층 파산 증가는 경기 부진이나 고령 인구 증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청년층의 취업과 결혼이 늦어지면서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그 부담을 은퇴 이후까지 부모가 떠안는 구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부담이 인된다면 한 지붕아래 동거하는것도 무조건 비판할 일만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교민잡지 편집 고문 박병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