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외로움, 권태, 고립의 3중고
노후 1만일 시간 장기플랜 세워라!
호주인 기대 수명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호주 출생 시 기대수명은 남성은 81.1세, 여성은 85.1세다. 남성의 평균 수명은 1960년대 이후 11년 이상, 여성의 평균 수명은 거의 10년 증가했다. 전체 수명은 증가했지만,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로 보내는 기간 또한 늘어나 남성은 9.7년, 여성은 11.5년에 이른다.
호주 통계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4-25년에 45세 이상 호주인 약 15만 6천 명이 평균 63.8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작년에는 이미 160만 명이 은퇴했으며, 2035년까지 250만 명이 추가로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의 대부분은 65.6세에 은퇴할 의향이 있다. 이는 2022-23년의 65.4세보다 약간 높아진 수치다. 젊은 나이에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러나 그 꿈은 대부분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50대에 조기 은퇴를 하는 사람은 앞으로 수십 년을 더 살 수 있다. 은퇴 코치인 존 글래스는 1만 일 이상이라는 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한다.
시드니 모닝 해럴드 주말판은 조기은퇴의 함정을 특집으로 보도했다.
콴타스 항공의 기장 제프 블로어는 61세였고, 36년간의 화려한 항공 경력을 쌓으며 일과 삶의 균형을 만끽하던 중 2020년 초 갑작스럽게 코로나19 팬데믹에 휩싸였다. 회사는 약 100대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고, 남은 6대의 보잉 747기를 퇴역시키고, 구조조정과 자본 확충을 단행한 후 200명이 넘는 조종사들에게 명예퇴직을 제안했다. 블로어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언제 다시 비행을 시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오랫동안 회사에 몸담았으니 퇴직금을 신청하고 조기 퇴직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생각처럼 느껴졌다. 골프나 낚시는 즐기지 않았지만,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니고 아들과 함께 비행을 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는 명퇴를 결정했지만 불행히도그 꿈은 망상이었다. 부인은 장시간 출장을 다녔고,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항상 집을 비우거나 집에 있더라도 공부하느라 바빠서 비행 수업이나 조종사의 길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 결과 그는 매일 집에서 혼자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냈다. 늘 혼자 였고, 술로 시간을 떼었다 올해 67세로 뉴캐슬에 거주하고 있다.
조기 은퇴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삶이다. 일상적인 업무와 회의, 이메일, 마감일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종종 할 일도 없고, 갈 곳도 없고, 함께 시간을 보낼 사람도 없는 공허한 악몽으로 변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은퇴 후 골프를 더 많이 치거나, 낚시 여행을 자주 가거나, 아쿠아로빅을 배우거나, 헬스장 회원권을 끊거나, 악기를 배우거나, 캠핑카로 호주를 여행하거나, 손주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막연하게 생각하기도 하지만, 현실은 대개 충격적이다.
리더십 개발 컨설턴트였던 닉 프리드먼은 은퇴삶에 후 삶의 중요한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목적 있는 은퇴(Retire On Purpose)’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프리드먼의 경험에 따르면, 은퇴 후 삶을 생각해 본 사람은 10%도 채 되지 않된다. 직장을 그만두고 은퇴한 후 외로움, 지루함, 정체성 상실, 심장마비, 심각한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생각해본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이 직업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잘 깨닫지 못한다. 목적의식과 정체성을 가지고 바쁘게 살다가 갑자기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되면, 신경과학적인 관점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시속 110km로 질주하다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 목이 꺾이는 듯한 충격과 함께 신체에 극심한 피로를 느끼면서도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블로어는 은퇴 후 초기에 겪었던 충격을 극복하고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깨달은 후 만족감과 자존감을 되찾는 방법을 찾았다. 고향으로 돌아가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부들을 돕고, 수확기와 목화 따는 기계를 운전하고, 양털 깎는 일을 하기도 한다. 뉴캐슬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구호 자선단체인 오즈하베스트(OzHarvest)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재정 상담가 니콜 벨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조기 은퇴를 선택한다. 하지만 은퇴 후의 삶과 이전 삶 사이의 극명한 차이 때문에 정신 건강 문제와 자존감 상실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은퇴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이 후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해 봐야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의 삶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이를 감행한다. 가능하다면 은퇴를 더욱 의도적으로 준비하고, 돈뿐 아니라 인생 전체를 계획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은퇴 전문 상담인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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