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비자 승소판결 67%
제소 심리기간 중 1년 합법 체류
비자 거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유학생들의 미처리 건수가 지난 5개월 동안 두 배로 급증했다. 20,000명이 넘는 유학생이 행정 재판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3500명이 넘는 외국인 학생들이 작년 10월 14일에서 11월 30일 사이에 내무부의 비자 거부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기간 동안 313건의 사건만 종결되었고, 행정심판소에는 21,471건의 사건이 미처리 상태로 적체되어 있다.
이는 작년 6월 30일까지의 적체건수 10,905건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같은 병목 현상으로 학생 비자 항소가 시스템을 통과 후 심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거의 1년 더 호주에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는 길을 터 놓고 있다.
‘비자 가부 부당하다’ 승소 판결 67%
최근 6주 동안 학생 비자를 거부한 67%가 관할 재심 재판소에 의해 무효화됐다. 대부분 학생들이 항소에서 승소했다. 정부가 비자 신청을 집중 단속함에 따라 ‘주관적인 이유’로 비자가 거부되었음을 입증한다. 정부와 공공 서비스에서 내린 결정을 고려하는 재심재판소는 노동당이 행정 항소재판소를 대체하기 위해 10월에 설립한 새로운 기관이다.
재판소가 운영을 시작한 후 처음 6주 동안 접수된 학생 비자 거부 사건은 3,557건으로, 2023년 전체에 접수된 학생 비자 거부 항소 건수인 3,893건에 약간 못 미친다.
이민 전문가이자 전직 이민부 공무원인 아불 리즈비는
“사람들은 체류 기간을 연장할 방법을 찾는다. 정부는 이를 억제하려고 하지만 그리 쉽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재심 소송에 걸리는 시간도 점점 더 길어지고, 처리 속도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학생들이 체류 기간 연장하는 방법을 계속 찾을 것이라는 얘기다. 유학생들의 상당수가 학업보다 호주의 안정된 노동 시장을 노려 유학생 비자로 호주에 입국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다.
망명 비자 신청 합법체류 시도
설사 학생비자 심사가 거절되더라도 유학생들은 망명 비자를 신청해 심시기간 중 몇 년간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케이스도 늘고 있다.
이민법에 따르면 호주에서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는 비자신청이 거부될 경우 마지막 수단으로 망명(Refuge)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망명 비자는 본국으로 귀국할 경우 정치, 종교적 탄압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케이스에 한하나 호주 체류를 위해 이에 해당되지 않는 임시 체류자들이 호주 체류를 목적으로 이를 신청하는 이른 바 가짜 망명 신청자 수가 늘고 있다.
매달 가짜 망명 신청자1,000명씩 증가
인구 전문가인 멜버른 대학 피터 맥도날드 교수는 “순이민자 수를 줄이겠다는 약속은 호주 체류 불법자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실현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올해 6월까지 순 해외 이주 인구가 정부가 예측한 26만 명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 경고가 나왔다.
팬데믹 이후 국경이 개방된 이래 이주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설사 가짜 이유지만 망명 비자를 신청하면 심사기간 동안 호주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다. 심사기간이 길게는 몇 년씩 걸리기 때문에 이를 노려 망명 비자를 신청하고 이마저 거부될 경우 불법신분으로 호주에 체류하는 가짜 망명 신청자들이 근 10만명에 이르고 있다. 신규 이민자 유입 감축에 앞서 호주에 체류중인 가짜 망명 신청자들의 호주체류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