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1일, 바티칸은 교황 프란치스코가 88세의 나이로 선종했다고 발표하였다고 9news에서 보도했다.
바티칸의 교황 서리인 케빈 패럴 추기경은 “오늘 아침 7시 35분, 로마 주교 프란치스코께서 하느님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며 “그의 삶 전체는 주님과 교회를 위한 봉사의 삶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복음의 가치를 충실하고 용기 있게, 보편적인 사랑으로 살아가도록 우리에게 가르쳐주셨다.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사랑이 컸다”며 “참된 제자의 모범을 보여준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혼을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품에 맡긴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한 뒤 만성 폐 질환을 앓아왔으며, 2025년 2월 14일에는 호흡기 위기로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그곳에서 38일간 치료를 받으며 재임 중 가장 긴 입원 생활을 하였다.
그의 건강을 염려하며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기도와 위로가 이어졌으며, 선종 전날인 20일에도 바티칸의 부활절 행사에서 깜짝 등장해 신자들에게 축복을 내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직접 미사를 집전하진 않았으나, 미사 종료 후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올라 20분간 라틴어로 축복을 전했고,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신자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교회의 규정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이후 교회는 9일간의 공식 애도 기간에 들어가며, 이후 콘클라베라 불리는 비공개 추기경 회의를 통해 차기 교황을 선출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개혁을 주요 과제로 교황직에 올랐으며, 행정과 재정의 개혁뿐만 아니라 교회의 포용성과 자비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었다.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죄가 아니다”라는 그의 발언은 LGBTQ+ 커뮤니티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그는 사형제 전면 반대, 핵무기 보유 비도덕성 등을 분명히 밝히며 교회의 도덕적 입장을 새롭게 정의했다.
그는 여성들에게도 교회 내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하고, 여성의 회의 투표권을 허용하는 등의 변화를 이끌었지만, 사제 서품에 대해서는 여전히 남성 중심을 유지하였다. “교회는 모두를 위한 피난처가 되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교황직 전반에 녹아 있었으며, 이민자, 빈민, 수감자, 소외계층에게 우선적으로 손을 내미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성직자 성범죄 문제에 있어서는 다소 미흡한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으며, 칠레 사제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들을 불신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이후 피해자들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직접 사과하고, 교회 지도부의 일괄 사퇴를 이끌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달리 보다 느슨한 예식과 실천 중심의 목회로 보수 세력의 반발을 샀고, 특히 미국 내 보수 가톨릭계에서는 동성 커플 축복, 이혼자에 대한 접근 허용 등에 대해 비판이 거셌다. 그는 일부 보수 추기경들을 경질하고, 목회적 접근이 강한 인물들로 교체하는 등 교황청의 방향 전환을 분명히 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궁이 아닌 바티칸 호텔에 거주하며 소박한 삶을 실천했고, 레드 슈즈 대신 낡은 정형 신발을 신었다. 그의 사목철학은 “전투 이후 야전병원과 같은 교회”였고, 그가 모범으로 삼은 성 프란치스코처럼 평화와 자연, 약자의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그는 성직자 시절 아르헨티나 군사 독재 정권 하에서 침묵과 중재 사이의 균형을 고민했으며, 일부 인사들을 은신시키거나 탈출을 도와 생명을 구한 사례가 교황 취임 후에야 밝혀지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05년 베네딕토 16세 선출 당시 교황 후보로도 거론됐으며, 결국 2013년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교황으로서 그는 교회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큰 울림을 남긴 지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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