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들의 포켓이 두둑해졌다. 시드니나 멜버른에서 왠만한 동네에 보통 수준의 집 한 채를 가지면 주택 값이1백만불대에 이른다. 코비드 19펜데믹 이후 1백만불대에 진입한 주택가가 더 급증하는 추세다. 호주 전국의 부동산 시세가 뛰고 있지만 양 도시의 주택시세는 날이 갈수록 가파른 상승세다. 1백만불 대 평균 집값에 몇 백만불에 이르는 주택가가 흔하다. 시드니 사람들의 부와 소득이 급신장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바로미터다.
도메인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사이 시드니에서 1백만불이상의 가격에 팔린 우편번호 별 주거지역이156개며 멜버른은 15개에 이른다. 비교적 거래가 한산했던 중. 저가 지역이 1백만불 대로 점프, 가열 부동산의 현주소를 실감하게 된다.
시드니의 경우 노스 쇼어 32개 지역, 시티와 동부지역 30개, 노던 비치 24개, 로워 노스 쇼어 23개, 이너 웨스트 22개가 이에 해당된다. 비교적 부동산 가격이 싼 지역인 켄터베리 뱅크스타운, 서부, 남서부 지역도 1백만불 호가지역으로 편입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아파트는 포함되지 않았다.
멜버른의 1백만불 대 진입지역 역시 시외곽의 중.저가 지역이 포함되어 있다. 양 도시의 중,저가 주택시장이 달아오르면서 1백만불 시대를 선도했다.
주택수요가 높아진 것은 펜데믹 이후 정부가 신규주택 단지를 조성하면서 시티 진입의 교통망 확충과 학교 등 공공시설의 신설로 외곽지역의 매력을 높인 것도 한 팩터다. 단기적으로 조정기간이 예상되지만 양 도시로 쏠리는 인구 증가세를 감안하면 시드니 멜버른 주택시세는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2016년이면 NSW주 인구가 현재 8백20만명에서 1천1백5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주정부는 예상한다. 이 인구를 수용하자면 1백70만채의 주택이 더 건설되야 한다. 인구증가와 맞물려 정부주택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부동산 시세가 뛴 만큼 주택 소유율도 크게 떨어졌다. 인구 증가, 부동산 시세 폭등. 정부주택 수요 급증 등 3가지 악재가 겹쳐 있다.
주택 소유자와 무주택 자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시드니의 부동산 시세나 덩달아 인상된 집세를 견디다 못해 시드니에서 쫓겨나는 서민층이 늘고 있다. 베비 부머 세대가 25세에서 34세 사이에서 주택 소유율이 60%였으나 지금은 이 연령대의 주택 소유율은 45%선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가속화돼 결국 정부주택 수요를 부채질할 수밖에 없다. 호주 밀레니엄 세대의 내 집 마련 꿈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시드니 사람들의 수명과 건강이 사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명, 건강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호주정부가 빈곤층의 건강개선을 위해 더 적극적인 개입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드니 북서부 체리브룩에서 서부지역 비드윌(Bidwill)까지 M7모터웨이로 주행하면 불과 2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양 지역 거주자의 평균 수명은 무려 19년의 간격이 벌어진다.
비드윌 주민의 평균수명은 69세인데 비해 체리브룩 주민은 88세다. 인근의 라이드. 한터스 힐, 고돈, 킬라라, 핌블도 평균 수명이 88세다. 시드니 사람의 평균수명인 86세에서 88세사이 거주자는 부촌인 북부와 동부지역에 몰려 있다. 반대로 평균 수명이 69세에서 72세 사이는 서부, 남서부 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암이나 당뇨, 천식, 기관지염, 폐기종을 비슷한 순환계 질병도 서부와 북부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지역별 주민 소득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비드윌 지역의 16세에서 64세 사이의 10명중 1명이 지체부자유 연금 수령자이나 체리블룩은 그 비율이 60명중 1명이다. 경제적 환경차이에 따라 건강지수도 비례하고 있다.
경제적 환경이 건강에 미치는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은 없으나 흡연 여부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꼽힌다. 경제적 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흡연율이 그렇지 못한 지역보다 높다. 흡연이 호흡기 질환을 많이 불러오고 당뇨병에도 치명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토렌스 대학 공공보건 정보개발 유닛(PHIDU)이2014년에서 2018년 사이 양 지역 주민의 건강, 수명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통계치다. 같은 호주 사람이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상황이라는 것이 토렌스 대학 공공정보개발 연구진의 지적이다.
주택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 대도시의 가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는 정부의 장기적 대책이 아쉬운 대목이다. 빈익빈의 서러움을 덜어주는 것이 정부가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정책이다.
교민잡지 편집고문 | 박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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