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낚시꾼을 노린다
지난 10년 해안 사망자 374명 5명중 1명은 낚시 관련
2001년이후 NSW주에서 갯바위 낚시 사고로 21명이 사망했다. 이중 6명은 리틀 베이에서 발생했다 사망자 중 54%가 해외에서 태어난 이민자들이다. 희생자 중에는 한국계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중에는 구명조끼 착용 등 안전장치를 외면한 경우가 태반이다.
“저는 낚시가 평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낚시를 평화로운 스포츠라며 그 위험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2022년 1월 아들과 남편이 갯바위 낚시를 하다 사망한 장소 근처에서의 하스티 마소우미는 “갯바위 낚시는 가장 위험한 스포츠”라고 경종을 울렸다.
파얌 마소우미 씨(41)와 10살된 아들은 작년 1월 31일 리틀 베이 갯바위에서 갑자기 덮친 파도로 실종돼 사망했다. 이들 부자는 사고 이틀 전 낚싯대 2개를 구입해 처음 갯바위 낚시에 나섰다. 낚시 경험이 전혀 없는 10살 아들의 낚시줄이 엉키자 바다에 등을 돌렸을 때 갑자기 큰 파도가 부자를 덮쳤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파도에 실종된 부자는 익사체로 발견됐다. 부자는 수영을 할 줄 몰랐다. 낚시줄이 젖지도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파얌의 부인과 어머니는 해변에서 이들이 파도에 휩쓸리는 상황을 목격했으나 손을 쓸 수 없었다.
구명조끼 착용 46%불과
이들 부자는 구명조끼를 살려고 했으나 낚시 장비업소에서 찾을 수 없었다. 마소우미 가족은 종교적 박해를 피해 2010년 이란을 떠났다. 시드니 북서부에 거주하는 가족은 리틀 베이를 방문한 후 낚시를 하러 가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소우미 가족은 구명조끼를 착용한 갯바위 낚시꾼을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Surf Life Saving Australia’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년 해안 사망자 374명 가운데 5명 중 1명은 낚시를 하다가 발생했다. 갯바위 낚시(대와 낚싯줄 사용)구매자에게 구명조끼를 의무적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렌드윅(Randwick) 시장 Dylan Parker와 ‘Surf Life Saving NSW’ 및 레크리에이션 협회는 이에 따른 관련규정 제정을 검토 중이다.
렌드윅 카운슬은 갯바위 낚시터 인근에 인명구조 링 설치와 더불어 주정부에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를 건의할 계획이다. 시의회는 14km의 해안선을 따라 다양한 언어로 “갯바위 낚시 충격 경고” 표지판을 세웠다.
갯바위 낚시 사망자 약 54%가 해외 출생자다. 카운슬 당국은 영어가 서툰 비영어권 출신 이민자에 대해 갯바위 낚시 안전 교육과 더불어 소수민족 언어가 적힌 낚시터 위험 경고판의 설치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위 낚시는 훈련, 지식, 기술이 필요한 극한 스포츠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쉬운 곳이면 낚시터의 위험여부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