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한 빙하가 단 두 달 만에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며, 현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의 후퇴가 기록되었다. 이 현상은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헥토리아 빙하는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뉴캐슬시보다 약간 더 큰 규모로, 남극 반도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곳 중 하나이다.
헥토리아와 같은 ‘접지빙하(grounded glacier)’는 해저에 닿아 있으며, 일반적으로 1년에 수백 미터 정도만 후퇴한다. 그러나 2022년 11월부터 12월 사이, 헥토리아는 무려 8킬로미터나 후퇴했다고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발표된 연구가 밝혔다.
콜로라도대 볼더 캠퍼스의 연구원이자 논문 공저자인 테드 스캠보스는 “이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이다”라며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더 큰 빙하들이 같은 속도로 후퇴한다면 해수면 상승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극 대륙에는 지구 해수면을 약 60미터까지 상승시킬 수 있을 만큼의 얼음이 존재한다.
헥토리아의 붕괴는 우연히 발견되었다. 연구진이 다른 연구를 위해 해당 만(bay)을 관측하던 중, 공동연구자 나오미 옥와트가 데이터에서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양의 얼음이 사라졌음을 알아차렸다.
연구진은 위성사진과 항공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빙하의 급격한 붕괴 과정을 추적했다. 2011년, 만에는 ‘패스트 아이스(fast ice)’라고 불리는 고정 해빙이 형성되어 주변 빙하들을 안정시켰고, 이로 인해 빙하가 만 안으로 전진해 두꺼운 부유빙 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2022년에 이 패스트 아이스가 무너져 바다로 떠나면서 빙하들이 급속히 불안정해지고, 그 결과 헥토리아는 빠르게 붕괴되었다.
헥토리아가 인근 빙하보다 훨씬 빨리 무너진 이유는 그 지형적 특성 때문이다. 헥토리아는 해저의 평평한 퇴적층 위에 형성된 ‘얼음 평원(ice plain)’ 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빙하가 얇아지면 바닷물이 균열로 스며들어 내부 압력을 높이고,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연쇄적으로 무너뜨리는 ‘칼빙(calving)’ 현상을 촉진한다.
스캠보스는 이 과정을 “도미노가 뒤로 넘어지며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급속한 빙하 후퇴는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약 1만5000년에서 1만9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에도 하루 수백 미터씩 빙하가 물러났던 것으로 모델이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속도는 “현대에서는 처음 관찰된 사례”라고 옥와트는 말했다.
그녀는 헥토리아의 붕괴가 기후변화의 영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인근 해역의 해빙이 해수 온도 상승으로 녹으면서 파도가 패스트 아이스를 파괴했고, 그 결과 빙하가 바다의 직접적인 힘에 노출되었다.
영국 뉴캐슬대의 빙하학자 베선 데이비스는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이 지역에서 해빙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그로 인해 다른 빙하들도 현재 그들을 지탱하고 있는 해빙을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헥토리아는 남극 기준으로는 비교적 작은 빙하이기 때문에, 이번 붕괴가 단독으로 미치는 해수면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스캠보스는 “헥토리아는 남극의 거대 빙하들—예를 들어 영국 섬 크기만 한 빙하들—의 축소판이다. 이들 역시 같은 과정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어떤 지역이 비슷한 위험에 놓여 있는지를 규명할 계획이다. 옥와트는 “만약 거대한 빙하가 단기간에 무너진다면, 해수면 상승 속도에 큰 단계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남극 빙하의 붕괴가 기후변화의 현실적인 위협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전 세계적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9news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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