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유명 여행사 ‘AVG 트래블(AVG Travels)’이 전격 파산 신청을 하면서 수천 명의 예약 고객들이 돈을 날리거나 해외 현지에 발이 묶이는 등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고 호주 시사 프로그램 ‘A Current Affair’가 보도했다.
멜버른에 위치한 AVG 트래블 본사는 불이 꺼진 채 굳게 닫혀 있었으며, 문 앞에는 구조조정 전문 기업인 ‘맥그래스 니콜(McGrath Nicol)’이 법정 재정 관리를 맡게 되었다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 있는 상태다.
“힘들게 번 돈인데…” 분통 터지는 소비자들
중국 여행을 예약했던 펄 로드리게스 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그녀는 “짐을 다 싸고 여행자 보험까지 가입했는데, 돌아온 대가가 이것이냐”라며 “사람들이 힘들게 번 돈으로 휴가를 가려 한 것인데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을 속이고 방치할 수 있느냐”라고 호주 시사 프로그램 ‘A Current Affair’를 통해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발 빠른 고객들은 지난주 본사를 직접 찾아가 대기실에서 항의한 끝에 겨우 환불을 받아내기도 했다. 시드니에서 멜버른 본사까지 먼 길을 운전해 찾아왔던 존 씨와 루이스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들 이후 사무실을 찾은 수많은 다른 고객들은 아무런 소득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해외 현지서 ‘인질’ 된 여행객들… 가이드 사비로 구출되기도
더 큰 문제는 이미 AVG 트래블을 통해 출국해 해외 여행 중인 관광객들이다. 이들은 귀국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현지 호텔 비용이 결제되지 않아 ‘국제 미아’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스리랑카 공항에 발이 묶였던 린다 버치홈 씨는 “AVG 측이 이미 지불했어야 할 몰디브 숙박비가 미납되어 있었다”며 “결제가 완료될 때까지 섬으로 이동하는 것조차 금지당해 현지에서 직접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행히 이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본 AVG 트래블 소속의 한 투어 가이드가 사비로 여행 그룹 전체의 숙박비와 항공권을 대신 결제해 주면서 이들은 간신히 이동할 수 있었다.
“환불 가능성 희박”… 무담보 채권자로 전락한 피해자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AVG 트래블 측은 중국 여행 상품이 갑작스럽게 취소된 고객들에게 “영업일 기준 30일 이내에 환불해 주겠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안심시켰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회사가 최종 파산하면서 이 약속은 완전히 물거품이 되었다.
여행 전문가 퀸틴 롱은 이번 사태에 대해 “파산 선언은 회사의 영업이 완전히 중단됨을 의미하므로 향후 예정된 모든 여행 상품은 전면 취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여행객들은 법적으로 ‘무담보 채권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향후 회사의 잔여 자산이 청산되더라도 기업이나 은행 등에 밀려 환불 순위가 가장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피해 구제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 법정 관리를 맡은 맥그래스 니콜 측은 정확한 피해 규모와 자산 상태를 파악 중이나, 환불을 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과 항의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