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더위를 식히기 위해 바다에 잠시 몸을 담그거나,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잔잔한 파도 속을 걷는 일은 호주인들의 삶에 깊이 뿌리내린 문화이다. 그러나 멜버른 외곽 프랭스톤에 사는 38세 칼리 번스에게 해변은 오랫동안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척추이분증을 가지고 태어난 번스는 대부분의 삶을 휠체어에 의존해 살아왔으며, 최근까지도 해변 주차장을 넘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는 해변 모래로 내려가지 못한 채 콘크리트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호주 최초로 ‘완전 접근 가능 해변’을 조성하는 시범 사업이 시작되면서 달라졌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번스와 약 3만 명에 달하는 프랭스톤 지역 장애인 주민들은 다른 호주인들과 같은 방식으로 해변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 시범 사업은 5일 공개됐으며, 바닷가까지 이어지는 70미터 길이의 비치 매트, 캐노피가 설치된 데이베드, 해변용 휠체어 5대, 해변 보행 보조기 2대, 휠체어 이동을 돕는 리프트 등을 포함하고 있다. 호주 전역 160곳의 접근 가능한 해변 가운데, 프랭스톤은 이용객의 입수와 퇴수를 돕는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상주하는 첫 사례이다.
참가자 크리스 위젯은 7년 넘게 기다려온 해변 수영이 가능해졌다며,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물가까지 걸어 들어가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그는 수년 만에 모래 위를 걸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의 해변들이 매트와 휠체어, 접근 가능한 탈의실과 주차 공간을 도입하고 있지만, 완전한 접근성 해변에 대한 구상은 약 10년 전 ‘액세서블 비치스 오스트레일리아’ 설립자 셰인 흐리호렉의 꿈에서 시작됐다. 그는 2007년 수영장 사고로 목을 다쳐 불완전 사지마비가 된 이후 해변을 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해외 사례를 접하고 호주에서도 같은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결심했으며, 18개월 전 프랑스 남부 앙티브의 세계 최고 수준 접근 해변을 방문한 뒤 그 필요성을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고령자들까지 해변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여름 시범 사업은 프랭스톤 시의회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20만 달러를 모금하며 실현됐다. 프랭스톤 시의회는 이 프로그램이 호주 전역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흐리호렉과 번스는 장기적으로 호주 전역의 모든 감시 해변이 프랭스톤과 같은 수준의 접근성을 갖추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번스는 조카들과 함께 바다에 들어갈 수 있는 첫 여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시범 프로그램은 프랭스톤부두와 카나눅 크리크 사이 구간에서 6일부터 2월 28일까지 매주 목·금·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운영된다. 이 같은 이유로 프랭스톤 해변이 호주 최고의 해변으로 선정됐다고 9NEWS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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