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는 정교해진 딥페이크 인공지능 기술과 오래된 감정 조작 수법이 결합되면서 로맨스 사기로 매년 수백만 달러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호주연방경찰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가능한 빠르게 피해자를 첫 48시간 안에 신뢰를 형성한 뒤 최대한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해 더 많은 돈을 빼내려 한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1330명의 호주인이 로맨스 사기로 2860만 달러 이상을 잃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0퍼센트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사기는 수주에서 수년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일부 피해자는 수십만 달러를 잃기도 한다.
한 사례에서는 60대 남성이 온라인에서 만난 인물과 2년 동안 연인 관계라고 믿었으며, 해당 인물에게 돈을 송금하고 주택 담보 대출까지 받았다가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이 남성은 약 80만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필리핀 당국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으며, 자금 전달에 사용된 계좌가 이른바 머니 뮬 계좌(money mule account)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마리 안데르손 형사국장은 대화 상대가 데이팅 앱이나 소셜미디어에서 개인 메신저로 대화를 옮기자고 요청하는 것이 첫 번째 위험 신호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팅 앱과 소셜미디어에는 안전 기능과 감지 시스템이 있어 사기범들이 이를 피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화가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지면 피해자가 고립돼 취약함과 감정적 몰입을 이용당하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경고 신호로는 과도한 관심이나 애정 표현, 개인적·감정적 이야기를 지나치게 공유하는 행동, 직접 만나거나 영상 통화를 할 수 없는 이유를 반복적으로 제시하는 점, 가족이나 친구에게 관계를 비밀로 하도록 유도하는 행동 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50대 이혼 여성이 채팅 그룹에서 만난 남성을 통해 연애 관계에 관심이 있다는 말을 들었고, 그는 자신이 부유하다고 주장하며 가짜 신분증 사진과 영상을 보냈다.
한 달 후 그는 여성에게 가짜 인공지능 투자 애플리케이션에 투자하도록 설득했고, 여성은 일주일 만에 해외 은행으로 60만 달러 이상을 송금했다. 이후 사건은 신고됐으나, 당국은 자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이버 보안 기업 젠이 지난해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44퍼센트는 데이팅 프로필 작성에 인공지능을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41퍼센트는 이별 후 심리 상담에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37퍼센트는 인공지능이 대신 가상 데이트를 진행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45퍼센트는 인공지능 챗봇과의 데이트 자체도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노턴의 수석 시스템 엔지니어 딘 윌리엄스는 외로움이 사람들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듣고 위로하며 조언하는 등 매우 인간적인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어 현실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외로움은 경계를 낮추고 그 틈을 사기범들이 노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공지능 기반 도구는 더 설득력 있고 개인화된 느낌을 주는 동시에, 사기를 더 그럴듯하게 만들고 감정 조작을 더욱 교묘하게 하며 가짜 정체를 알아채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보고 있는 내용을 의심하며 속도를 늦추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은행협회 최고경영자 사이먼 버밍엄은 인공지능 발전이 은행의 사기 대응을 돕는 동시에 사기 수법을 더 정교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들이 인공지능과 기술을 활용해 사기를 차단하고 있지만, 개인의 주의가 여전히 가장 강력한 방어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지나치게 완벽하게 느껴지거나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직감을 믿고 다시 확인하는 것이 큰 금전적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 9NEWS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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