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4조5000억 달러 규모 슈퍼애뉴에이션 제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노동당과 주요 노조들은 의무적 슈퍼 제도를 지키기 위한 전국적인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차기 총선에서 슈퍼 제도 유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news.com.au가 보도했다.

짐 차머스 재무장관은 자유당·국민당·원내이션이 연합해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의무적 슈퍼 제도가 폐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를 호주 근로자들의 경제적 안정과 은퇴 후 소득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도 슈퍼 제도 개편이나 폐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호주간호사노조는 의무적 슈퍼 제도를 없애려는 시도가 간호사와 조산사, 돌봄 노동자들의 은퇴 후 재정적 안전망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노동조합협의회(ACTU)는 이번 캠페인을 2028년 총선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반면 원내이션은 의무적 슈퍼 자체를 폐지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현재보다 슈퍼 인출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너비 조이스 의원은 생활비 위기로 식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슈퍼를 조기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슈퍼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이나 중증 질환, 의료비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조기 인출이 가능하다.

최근 호주 국세청(ATO)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비 등을 이유로 슈퍼 조기 인출을 신청한 건수는 약 9만3500건이었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은 승인되지 않았으며, 총 14억 달러의 슈퍼가 조기 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폴린 핸슨 원내이션 상원의원은 저소득층의 경우 슈퍼를 나중에 받는 대신 현재 임금에 포함해 생활비와 주택담보대출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택 구입을 위해 슈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자유당 내부에서도 슈퍼 제도 개편 요구가 나오고 있다. 앤드루 브래그 상원의원은 의무적 슈퍼가 실패한 정책이라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제도가 임금의 12%를 의무적으로 슈퍼에 적립하도록 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4조 달러가 넘는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 자금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은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