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네이션 지지 유권자들의 당의 영웅은 말할 것 없이 폴린 헨슨 당수다. 그렇다면 두 번째로 응원하는 그들의 우상은 누구일까! 그 답을 보면 놀랄 동포들이 많을 것이다. 2순위는 바나비 조이스나 도널드 트럼프, 혹은 그 어떤 기존의 정치인도 아니다.

벤 로버츠-스미스이다. 전쟁 영웅이지만 전쟁 범죄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도 원 네이션에 투표하겠다고 밝힌 사람들 중 거의 70%가 그를 호의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지금까지 어떤 선거에도 출마한 적이 없고, 국회의원 출마 의사도 밝힌 적이 없다.

이는 원 네이션에 투표한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노동당 선거 캠페인 베테랑 브루스 호커의 분석이다.

로버츠-스미스의 지지율은 자유당 대표 앵거스 테일러의 두 배가 넘는다. 이 여론조사는 노동당과 연계된 싱크탱크인 TJ 라이언의 의뢰를 받아, 전 노동당 여론조사 전문가 존 우팅이 설립한 여론조사 기관이 원 네이션 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는 유권자 1,01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핸슨은 지난  6월 7일 브리즈번 세븐틴 마일 록스에서 열린 ‘벤을 위한 정의’ 행사에서 연설했다. 헨슨이나 원 네이션 지지자들이 전 특수공수부대(SAS) 하사 출신인 그에게 공감한다는 의미다.

이 조사에 따르면 원 네이션 유권자의 대다수는 50세 이상의 기술 자격증을 소지한 영국계 호주 남성이다. 즉, 사무직보다는 육체적인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백인 남성들이다.

이 원 네이션 지지자들은 공무원 계급이 아니라 로버츠-스미스처럼 하사관 계급에 속한다. 로버츠-스미스는 올해 47세다. 그들은 외적과의 싸움에서 조국을 위해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강인하고 애국적인 백인 남성에게 공감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리고 그 때문에 박해받는다고 느낀다. 핸슨은 항상 자신을 피해자로 여겨왔으며, 선거 부정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가 나중에 무죄로 풀려났다.

원 네이션 지지자 10명 중 9명은 호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주된 이유는 과도한 이민 때문이라고 답했다 . 그리고 그들이 이민에 대해 가장 불만을 갖는 이유는 “호주의 문화와 정체성을 지나치게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심각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일반 대중보다 불행하며, 정치인들이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압도적이다. 10명 중 8명은 “호주에는 규칙을 깰 준비가 된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몇 가지 의미를 읽을 수 있다. 그중 하나는 호커의 말처럼, 과거  보이스 국민투표 와 마찬가지로 호주 사회를 양극화시키는 순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음으로 그러한 유권자들이 대체로 체제에 반대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 현재 주요 정당들의 입김이 먹힐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핸슨의 극단적인 입장을 접한 후에도 응답자 중 단 12%만이 다른 정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거나 확신이 없다고 답했다. 호커의 말처럼, “원 네이션은 시위 운동이라기보다는 우익 포퓰리즘 정당으로서 지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로버츠-스미스가 전쟁 범죄 혐의에서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호주 정치계에서 미래 유망주로 뜰 것이라는 예고다. 호주 정치의 재편이 확산된다는 얘기다.

생활고보다 이민 문제가 원 네이션당에 몰려든 호주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며, 일반 유권자들도 대동소이한 견해를 지니고 있다. 차기 연방선거의 핫 이슈가 유권자들의 이민정책의 선호여부에 달려 있음을 보야주고 있다. 앤서니 앨버니즈 총리와 앵거스 테일러 야당 대표가 국민 지지율을 회복하려면 이민 유입자 수를 줄이겠다는 단호한 정책을 제시해야한다는 해석이다.

원 네이션 지지자와 다른 정당 지지자 간의 주요 차이점은 원 네이션 지지자의 91%가 국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전체 유권자 중에서는 이 비율이 62%다. 이들의 다수는 이민정책에 대한 기존 메이져 정당의 우유부단한 이민 정책을 손 꼽고 있다. 호주 정치사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 있게 지켜 볼 일이디.

 

교민잡지 편집고문 박병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