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사람들의 음주량이 세계 상위다. 호주인 4천명이 매년 알콜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인구 1백명당 최소한 1명꼴이다. 해마다 7만명이 알콜과 관련해 병원을 찾고, 호주인 2백만명이 과음으로 뇌손상을 입는 등 알콜 관련 질병이 심각하다. 특히 10대 및 20대 초의 폭음이 폭력으로 번져 큰 사회 문제로 비화된 지 오래다.  

돈으로 환산하면 매년 알콜과 관련해 질병사가 40억불, 근로손실 30억불, 교통사고 20억불이 소실된다. 연방정부는 알콜 관련 후유증을 막기위해 올인하나 국민들의 절제가 좀처럼 뒤따르지 않아 무용지물이다. 직장인들의 금요일 밤 빈지(Binge)드링킹을 노린 강도범에 음주 운전 대형 교통사고는 일가족의 비극으로 다가온다. 

알콜은 UN 국제 암 연구기구가 발표한대로 발암 물질로 분류된다. 과음은 구강 암, 인두 암, 후두암, 식도암, 결장 직장암, 간암, 여성의 경우 유방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술을 적게 마실수록 알콜 관련 질병위험이 줄고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코비드 19 피크 당시인 지난 4월전후 호주에서 술 소매상의 매상이 폭주했다. 특히 온라인 택배 주문이 급증했다. 록다운으로 바, 클럽, 식당이 문을 닫자 가정에서의 음주가 유행병처럼 번졌다. 지난 4월 3일부터 5일까지 갤럭시 폴은 1,045명을 상대로 음주회수를 조사했다. 70%가 코로나 이전보다 술을 더 마신다고 응답했다. 3분의 1은 매일 술을 입에 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잦은 음주의 요인이었다. 여기에다 록다운이 겹쳐 혼술 알콜 소비가 급증한 것이다. 알콜 피해의 실상을 잘 알면서도 특히 코비드 19에 이를 멀리하기 힘들었다.   

코비드 19가 거의 진압되고 정상적 생활로 컴백하자 연방정부가 새 음주 가이드 라인을 7일 제시했다. 코로나 탈출에 발맞춰 음주벽을 줄이기위한 고육책이다. 호주 전국 보건, 메디컬 연구 카운슬이 마련한 이 가이드 라인은 강제성을 띄지 않지만 이를 지키면 음주로 인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호주 음주 가이드 라인은 2009년에 만들어졌다. 10여년만에 마련된 새 가이드 라인은 더 엄격 해졌다. 주당 최대 음주 회수를 종전 기준 잔 14잔에서 10잔으로 크게 줄였다. 나머지는 거의 종전 가이드 라인과 비슷하다. 무엇보다 임산부나 18세 이하 미성년자들에게 음주자체를 금지했다. 여성 과음은 남성에 비해 더 심각한 것으로 이 가이드 라인은 지적하고 있다. 임산부의 음주는 태아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성의 알콜 분해속도가 남성에 비해 느리기 때문에 여성의 과음은 남성보다 유방암을 비롯 간암, 심장, 뇌질환의 가능성을 더 높인다는 분석이다. 

 성인의 하루 알콜 기준치 허용량에 대해서는 초안에 비해 다소 완화된 감을 주고 있다. 초안에서는 하루 2잔 이상의 스탠다드 알콜을 마시면 즉각 건강에 해를 주며 특정한 날에도 2잔이상 마셔서도 안 된다는 아주 강경한 안을 도입했다. 새 가이드 라인은 이 보다 완화돼 특정한 날 4잔 이상을 마시면 인체에 해를 줄 위험이 크게 가중되나 하루 2잔 이상을 마실 경우 알콜과 관련된 질병을 유발할 있다는 초안의 권고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여름철을 맞아 스포츠 등 야외행사와 연말연시에 즈음해 파티가 집중되어 있다. 올 연말은 포스트 코로나로 그동안 금지됐던 실내외 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더욱더 알콜 소비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시드니의 종합병원에 알콜과 관련해 찾는 외래환자가 11월부터 늘기 시작해 12월이면 피크를 이룬다. 

과음으로 인한 폭력사고에 따른 부상이 주다. 이중에는 폭음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도 발생한다. 경마 패스티벌,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모임은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나는 환경이다. 누구나 쉽게 빈지 드링킹에 빠지기 쉽다.  

한인 커뮤니티 역시 동문회, 향우회, 친목회 모임이 연말에 집중되어 있다. 모처럼의 모임이라 술을 곁들인 화기한 분위기로 과음으로 치닫기 십상이다. 과음은 건강의 적일 뿐더러 자칫 음주운전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호주의 음주 가이드 라인을 기준삼아 적정량의 음주로 자신을 보호하는 자제가 요구되는 페스티브 시즌이다. 건전한 음주는 나와 가정을 보호하는 최선책이다. 

코비드 19이전 호주 사람들의 음주습관에 큰 변화가 있었다. 국민 1인당 평균 연 9.88리터의 술을 마시는 ‘술고래’ 호주 사람들이 잇단 금주 캠페인이 주효해 술을 자제하는 경향이었다. 단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웹사이트에 가입하는 호주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코비드 19 스트레스가 음주 캠페인에 제동을 걸었다.

이젠 바이러스도 저만치 물러섰다.
새해 결심으로 절주나 단주도 권장할 만하다.

교민잡지 편집고문 | 박병태

교민잡지 editor@kcmweekly.com 
교민잡지는 여러분이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kcmweekly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