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0세 빅터 이샤크는 왼쪽 다리가 거의 두 배로 부어올라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로 뱅크스타운의 리버풀 공립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기위해 사흘 밤을 꼬박 기다렸다.
지난주 금요일 그의 이상 징후를 감지한 동네 일반의는 곧바로 응급실로 이송되도록 조치했다. 응급실로 이송된 그는 당일 밤을 병원 접수 구역의 딱딱한 의자에서 보냈고, 다른 환자들은 바닥에서 잠을 자는 것을 목격했다. 그 후 이틀 밤은 등받이가 젖혀지는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응급실에서 4일째 밤을 보내던 월요일 저녁이되서야 그는 병상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다. 병원측은 의자에 앉아 있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두 가지 선택지를 그에게 줬다. 자신의 발목이 여전히 “아기 코끼리”처럼 보였지만 편안한 자신의 침대에서 잠을 자기로 결정했다.
다음 날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 병원을 다시 찾았으나 병원 측은 그의 다리에서 채취한 샘플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시드니 모닝 해럴드지가 주 보건부 언론 담당 부서에 연락한 후인 목요일이 되어서야 그에게 연락이 왔다.
공립병원 응급실이 제 구실을 못한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7년 9월 27일, 모리스 이엠마 주 수상 시절 이 보다 더 한 응급실의 난맥상이 교민단상에 소개 된 바 있다.
당시 시드니 공립병원의 대표격인 로얄 노스 쇼어 병원의 응급실에서 발생한 한 임산부의 고통은 ‘제3세계’나라의 병원이나 하등 다를 바 없는 수치스런 모습의 일부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임신 14주의 임산부는 극심한 고통을 이기지 못해 이 병원의 응급실을 노크했으나 근 2시간이나 되도록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됐다. 거듭 고통을 호소했으나 ‘유산 징조’라는 말과 함께 차례를 기다리라는 냉대만 돌아왔다.
이미 대기중인 15명의 환자들 틈에 기여 있던 32살의 임산부는 고통이 극에 달해 병원 화장실로 달려가 이 곳에서 태아를 유산 했으며 고함 소리에 간호원이 달려갔을 때 그녀의 손에는 태아가 놓여 있었고 피범벅인 채 실신한 모습이었다. 이 여인의 고통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같은 병원에서 똑같은 경험을 한 다른 임산부의 스토리가 잇달아 전해지는 등 로얄 노스 쇼어 병원 응급실의 허점이 속속들이 공개됐다.
시드니 시티 외곽 마운트 드루이트(Mount Druitt)병원의 경우 응급실이라는 사인만 있지 응급실 역할을 역시 못하고 있었다. 언론의 추적 보도에 따르면 이 병원은 2004년 초 부터 응급실의 기본 요건인 중환자 유닛 시설이 없는데다 이곳에 풀 타임 상주 의사도 없어 말만 응급실이지 그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2009년 3월 이 병원의 응급실에서 췌장염으로 무려 14시간을 기라린 68세 노인이 당일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마운트 드루이트 병원측은 ‘적절한 치료 없이 장시간 대기했던 이유가 환자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데 반해 주 보건성은 ‘병원에서 장시간 대기한 것이 사인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엇갈린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공립병원에 대한 과감한 수술이 지금 당장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비등했다.
시드니 외곽 지역 공립병원의 응급실 만원현상은 여전히 최악이다. NSW 보건 정보국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NSW 전역에서 환자 10명 중 1명은 치료를 받고 병동에 입원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기까지 24시간 이상을 기다렸다.
이러한 대기 시간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시간 30분 이상 증가했다. 시드니 남서부 지역에서는 환자 10명 중 1명이 입원까지 28시간 이상을 기다렸고, 뱅크스타운에서는 환자의 10%가 약 27시간을 기다렸다.
NSW 정부는 오랫동안 공립병원 과밀 현상의 원인을 연방 정부 탓으로 돌려왔다. 연방 정부 지원의 노인 요양 시설 병상이 부족해 퇴원할 만큼 건강한 노인 및 장애 환자들이 시설로 옮기지 못하고 병원 침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024-25년에는 신규 노인 요양 시설 병상이 단 802개만 추가됐다. 이는 이전 4개 회계연도의 연평균 1,800개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연방 정부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현재의 수요를 충족하려면 호주에는 연간 약 10,600개의 병상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NSW 보건부는주 병원에서 노인 요양 시설 병상을 기다리는 환자가 거의 1,100명에 이르며, 이 수치가 지난 1년 동안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급기야 NSW주 정부는 지난 월요일, 1억 3천만 달러를 투자해 주 전역의 응급실에 단기 체류용 안락의자 22개를 추가로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간은 환자들이 4시간에서 24시간 동안만 머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호주 응급의학회 주 지부 회장 레이첼 길 박사는 “단기 입원시설보다 응급실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입원 병상시설을 확충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립병원의 부실은 특히 이민자들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한국 커뮤니티의 우려와 관심이 높다. 이민자들의 다수는 개인 의료보험 없이 정부의 메디케어로 공립병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호주의 자부심 메디케어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