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퍼스를 거쳐 로마로 향하던 콴타스(Qantas) 항공편 기내에서 빈대가 대거 출몰해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대피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9News가 14일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시드니발 퍼스행 QF5편 보잉 787 드림라이너 항공기 내에서 빈대가 승객들의 다리와 옷, 심지어 창문과 기내 담요 위까지 기어 다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승객 헤일리 배그널(Hailey Bagnall)은 인터뷰에서 “벌레들이 우리 소지품과 옷, 담요 위를 기어 다녔고 창문을 타고 이동하기도 했다”며 “짐을 찾으러 가는 길에도 벌레가 계속 나타났고 남편의 신발 속은 물론 다리와 상의 위로도 기어 올랐다”고 당시의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탈리아 로마로 향하는 17시간의 장거리 직항편에 탑승했던 승객들은 빈대에 물려 가려움증을 호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승객은 “갑작스러운 비명 소리와 ‘벌레가 있다’고 소리치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잠에서 깼다”며 “충격으로 구토를 하는 아이들까지 있었다”고 전했다.
이 여파로 해당 항공기는 정밀 청소 및 방역 작업을 위해 주말 동안 예정되어 있던 퍼스 복귀 운항편이 전격 취소되었다. 이로 인해 일부 승객들은 복귀 일정이 최대 이틀간 지연되는 큰 불편을 겪었다.
콴타스 항공 측은 성명을 통해 “일부 이코노미석에서 문제가 발견되어 정비팀의 정밀 청소 작업을 위해 토요일 로마발 퍼스행 운항을 취소하게 됐다”며 “불편을 겪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항공사는 지연된 승객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대체 항공편 재예약을 완료했으며, 예방 차원에서 50일마다 소독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비행기라는 밀폐된 공간이 빈대 유입에 의외로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서호주대학교(UWA)의 테오 에반스(Theo Evans) 부교수는 “몸길이 약 6mm의 빈대는 인간의 열과 이산화탄소를 감지해 이동하며, 성체의 경우 먹이 없이도 두 달간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SW 보건 병리학(NSW Health Pathology) 산하 웨스트미드 병원의 스티븐 도겟(Stephen Doggett) 의학 곤충학 책임자는 “빈대는 회전율이 높은 공항 호텔이나 비행기 좌석, 특히 비즈니스석과 승무원 휴게실 등에서 자주 발견된다”며 “승객의 가방이나 옷에 붙어 집으로 유입될 경우 완전 박멸이 매우 까다롭다”고 경고했다.
한편 기내 빈대 출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밴쿠버발 런던행 영국항공(British Airways)과 2024년 요하네스버그발 이스탄불행 터키항공(Turkish Airlines)에서도 유사한 빈대 소동이 발생한 바 있어, 국제선 항공기들의 위생 및 방역 관리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