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가금류 농가를 초토화시킨 고병원성 H5N1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호주에서 발견되면서, 식료품 물가 폭등과 대규모 사재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있다고 9NEWS가 보도했다. 만약 이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상업용 양계 농가로 확산될 경우, 호주 전역의 닭고기 및 계란 생산 공급망이 마비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3일 오전, 줄리 콜린스(Julie Collins) 호주 연방 농업부 장관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H5N1 조류인플루엔자가 향후 가금류 제품 가격에 미칠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콜린스 장관은 “정부는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가금류 농가와 일차 생산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H5형 조류인플루엔자의 호주 유입 시나리오에 대비해 그동안 방역 준비 예산으로 1억 달러(AUD) 이상을 이미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통제에 실패해 농가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에서 통닭(Roast Chook)이나 계란 한 판(Carton of eggs)을 구매할 때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23일까지 호주 내에서 공식 확인된 H5N1 감염 사례는 서호주(WA)의 동일한 지역에서 발견된 야생 조류 2건이다. 하지만 당국은 앞으로 수일, 수주일 내에 확진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콜린스 장관은 “철새를 통해 유입되는 바이러스를 물리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항상 알고 있었다”라며, “현재는 조사 단계로, 이번 사례가 철새에 의한 일시적이고 고립된 발병인지, 아니면 이미 호주 야생동물 전체로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태인지 규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로이터 (Reuters)에 따르면 상황이 급박해지자 업계도 초비상 단계에 돌입했다 . 호주 최대 가금류 생산 기업인 잉햄스 그룹(Inghams Group)은 즉각적인 선제 대응에 나섰다.

잉햄스 측은 화요일, 서호주 내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긴급 예방 조치를 발표하고 해당 주에 위치한 모든 양계 농장과 가공 공장의 출입을 전면 봉쇄(Lockdown)했다. 또한, 야생 조류와의 접촉을 통한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현재 야외 사육 중인 방목형(Free-range) 닭들을 실내 축사로 이동시켜 사육할 수 있도록 연방 정부에 긴급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과거 H7 변이 조류인플루엔자 유행 당시 마트 매대에서 계란 품귀 현상을 겪었던 호주 소비자들은, 이번 H5N1 확산 조짐에 따라 또다시 대규모 ‘공포 구매(Panic Buying)’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당국의 신속한 역학 조사와 방역 통제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