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호주에서 자율주행 시스템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게임과 유사한 기능을 도입하면서 오히려 도로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월 31일 호주에서 배포된 테슬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는 운전자가 자율주행 모드를 해제하지 않고 주행한 최장 거리와 연속 사용 일수가 표시되는 기능이 포함됐다고 news.com.au가 보도했다.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 Supervised’는 운전자가 계속 주의를 기울이며 필요할 경우 즉시 운전에 개입해야 하는 보조 시스템이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거나 운전대를 조작하면 사람의 개입으로 기록돼 연속 주행 기록이 0으로 초기화된다.
퀸즐랜드공과대학교 도로안전 연구원 데이비드 로드웰 박사는 현재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에서는 운전자의 지속적인 감시와 개입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운전자가 차량의 자동주행에 개입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어떠한 보상 기능도 위험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임화 분야를 연구하는 그리피스대학교 잭 피츠월터 박사도 ‘연속 기록(streak)’ 기능이 이용자에게 특정 행동을 반복하도록 유도하는 심리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듀오링고, 스냅챗, 피트니스 앱 등에서는 사용자가 매일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드는 데 활용되지만, 반자동 운전에 적용할 경우 운전자의 개입을 오히려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피츠월터 박사는 사람들이 쌓아온 기록을 잃는 것을 싫어하는 ‘손실 회피(loss aversion)’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높은 주행 기록을 유지하려는 운전자가 안전을 위해 자율주행을 해제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개입을 주저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FSD 사용자가 개입 없이 100마일, 250마일, 500마일, 1000마일을 주행하면 화면에 축하용 폭죽 애니메이션이 표시된다. 일부 이용자는 연속 기록을 유지하기 위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해제하면서도 기록이 초기화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온라인에서 공유하고 있다.
한 유튜버는 정차 중 차량 문을 열거나 안전벨트를 풀어 자율주행을 해제하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그는 일부 운전자들이 1000마일 이상의 기록을 유지하기 위해 차량이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행을 계속하도록 내버려두고 있다며 테슬라가 해당 기능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드웰 박사는 테슬라가 게임과 같은 기능을 도입하려면 단순히 시스템 사용을 늘리는 것 외에 어떤 안전상 이점과 목적이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기능이 운전자가 실제로 차량 통제권을 되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개입하지 않는 등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지 충분한 시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관련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FSD Supervised가 차량을 자율주행차로 만드는 기능이 아니며, 운전자가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적절한 통제력을 유지하면서 즉시 개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