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발족된 NSW주 반부패 독립조사위는 한국으로 치면 특검에 해당된다.
고위 공직자의 부패와 비리를 가리는 정부와 분리된 독립기구로 이미 2명의 전직 수상이 이 기구의 조사로 사임하고 정계를 은퇴했다. 이 기구를 설립한 자유당 닉 그라이너 수상과 베리 오패럴 수상이 그 주인공이다. 2014년 오페럴 수상은 독립조사위 조사를 통해 호주 워터 홀딩회사로부터 3천불 상당의 고급와인을 선물 받은 혐의 등으로 중도 하차했다. 그는 와인선물 자체를 부정했다 와인을 준 회사 대표가 이를 즐겼다는 오페럴의 감사편지를 공개하자 곧 바로 사퇴를 선언했다.
닉 그라이나 수상은 1992년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소속 의원을 문교부장관으로 임명한 정치적 거래로 수상직을 사퇴했다. 그라이너 수상은 정치 행위였을 뿐 부패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반박했으나 조시위의 추상같은 추궁에 무릎을 꿇었다.
그라이너는 정계은퇴 후 대기업회장으로, 오페럴은 자유당의 배려로 해외 공관장직으로 외교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0월 1일 독립조사위의 조사가 임박하자 글레디스 베레지클리안 수상이 사임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18일부터 베레지클리안 재무상 시절 연인이었던 데릴 맥과이어 의원의 지역구 와가와가의 스포츠 클럽이 받은 정부 특별예산의 특혜와 독직 여부를 가리기 위한 독립조사위가 재개됐다. 독립조사위는 20일 베레지클리안 재무상 시절 연임 관계였던 맥과이어 의원 지역구 와가와가의 스포츠클럽(Australian Clay Target Association)에 배당된5천5백만불의 정부예산 특별 지원금의 특혜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당시 스포츠부 폴 돈 국장을 중언으로 불러 지난 2016년 12월 예산 배정 전후의 전말을 청취했다. 그는 정부의 특별예산지원 결정에 대해 크게 놀랐으며 당시상황으로 미루어 충분한 검토와 타당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당시 스포츠 장관으로부터 스포츠 클럽의 예산지원 요청을 받았으나 이 클럽에 대한 지원이 우선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2016년12월 16일 열린 정부예산지출위를 며칠 앞두고 이 같은 요청이 있었으며 스포츠부는 이에 따른 우려사항을 정부예산지출위에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스콧 로버트슨 독립조사위 부위원장은 “당시 이의 반대를 계속 주장하지 않은 것은 공직자의 승진 등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 아니었느냐? 솔직하고 두려움 없는 조언을 하는 것이 고위 공직자의 도리”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수상과 맥과이어 의원간 내연관계는 작년 독립조사위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됐다”고 응답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마이크 베어드 수상은 “당시 재무상이 이 지역구의 맥과이어의원과 연인 관계였다면 정부예산배정위원장에 재무상이 배제되야 한다”고 밝혔다.
이해충돌의 소지가 다분히 있기 때문이라는 것. 내연관계 사실을 사전에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베레지클리안 재무상 시절 수상이었던 베어드 수상은 그와의 연인관계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2019년 독립조사위의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스포츠 클럽에 대한 특별예산지원은 조건부 승인으로 큰 하자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마이크 베어드 총리실은 이 관련 예산 건을 보고 받았다. 당시 니젤 블룬덴 기획관은 이 예산지원이 비즈니스상 타당성이 없다고 보고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을 총리에게 보고했느냐는 추궁에 솔직하고 대담하게 입장을 설명했다고 증언했다. 동료직원 및 스포츠 부 국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비지니스 상 타당성이 입증될 때까지 이를 보류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고 증언했다.
당시 재무부 국장은 관련 부서에 재무상이 특별지원예산을 원하며 이를 신속히 처리할 것을 지시하는 이 메일을 보낸 것으로도 확인됐다. 글레디스 베레지클리안 NSW주수상은 독립조사위의 조사가 임박하자 전격사임을 선언하고 20여년의 정치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동료 의원과 4년간 비밀리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커밍아웃 한 2019년 10월 반부패 독립조사위에서의 고해가 결국 호주 첫 여성수상의 영예에 치명상을 안겼다. 연인관계 폭로이후 수상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우려속에서도 코비드 19 전쟁의 선봉장으로 NSW주 시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지난 2년간 지속됐다. 그러나 2차 독립조사위를 앞두고 수상직과 의원직을 던졌다. 수상으로 재직하면서도 조사위에 설 수 있으나 독직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수상직을 수행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요 판단이다. 독립조사위의 향방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에게 불리한 당시 고위 공직자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그의 말 대로 완전히 정계를 은퇴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독립조사위의 추상같은 고위 공직자에 대한 조사를 보면서 한국 대선 정국에 드리운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를 떠 올리게 된다. 특검조차 열리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논하기조차 부끄러운 한국의 정치현실이다.
교민잡지 편집고문 | 박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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