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 19, 3차 해제 전환점 되나?

‘블랙 라이브스 매터’ 시위에 시드니에서만 2만여명이 모였다. ‘흑인의 목숨은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글로벌 토요 시위가 6일 호주 전국에서 열렸다. 시드니, 멜버른, 브리스베인을 비롯 뉴카슬 등 중소도시에서도 대규모 집회가 열려 백인경찰의 가혹행위로 살해된 미국 흑인의 인권을 외치는 동시 호주 원주민의 열악한 환경을 성토했다. 

시드니 흑인 인권시위에 2만명이 쏟아졌다. 방역당국은 참가자들이 자가격리 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비교적 평화적인 시위였다. NSW주정부는 법원에 이 집회를 금지시켜 줄 것을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집회 측의 항소심에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합법적 시위가 됐다. 한국을 비롯 전 세계가 참여한 흑인 인권시위는 원주민의 삶이 열악한 호주에서는 원주민의 고통을 호소하는 호주 범 시민운동으로 전개됐다. 

1991년 이후 원주민 4백32명이 수감중 사망했다. 경찰에 연행된 원주민에 가한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는 지금도 불쑥불쑥 불거지고 있다. 노던 테리토리 준주에서 경찰에 의해 살해된 19세 소년의 재판 역시 진행중이다. 원주민의 보건이나 교육환경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다. 원주민의 거주지가 대개 오지라 미국의 뉴욕이나 LA와달리 그 고통이 가려지고 있을 뿐이다. ‘나는 숨을 쉴 수 없다’고 절규한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호소가 지금 이 시간 호주의 오지에서도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NSW주정부가 시드니 시위에 제동을 건 주된 이유는 대규모 집회에 따른 코비드 19감염 우려 때문이었다. 코비드 19로 야외집회가 50명미만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이같은 대규모 집회는 정부방침에 위반되며 무엇보다 코비드 19감염이 노출돼 제2의 확산을 우려했다. 법원 결정에 의존할 경우 시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항소심은 집회자유를 근거로 집회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일단 이 집회는 경찰과 큰 마찰없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집회에 따른 코비드 19의 감염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코비드 19의 잠복기간이 14일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2주가 감염여부의 고비다. 주정부 보건성은 일단 집회 참여자들에 대해 자가격리를 권고하는 한편 일단 이상증세가 보이면 감염여부 테스트를 받도록 종용하고 있다. 만의 하나 집회에 따른 감염이 확인되면 그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2만명 집회자에 대해 역학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집회자의 상당수가 원주민이라 원주민 거주지역의 감염의 우려도 크다. 

시드니 시위자들이 원주민들의 처우개선을 호소했다. 

10일 열린 연방의회에서도 이 문제가 등장했다. 녹색당의 사라 헨더슨 의원은 시위집회에 참석한 3명 의원들의 의회 출석을 삼가하고 자가격리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 의원들은 마스크를 하고 사회안전거리를 지키며 시위에 참석했다며 의회에 출석했다. 

의원들의 다수는 이번 집회가 코비드 19의 3단계조치를 앞당기는 전환점이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14일간 추이를 지켜본 후 집회로 인한 코비드 19의 감염이 미미하면 곧 바로 시민들의 일상생활과 생업을 제한하는 여러 조치가 곧 바로 해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대규모 집회에서 코비드19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경우 여러 제한조치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연방 보건성은 일단 제한적이나마 식당, 카페, 클럽의 영업이 오픈 된 이후 상황과 이번 시위집회 후 바이러스의 추이를 지켜보며 3단계 조치를 도입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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