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새 공공조달부 장관은 어떠한 형태의 부패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9news가 보도했다. 이유는 그녀가 실제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이기 때문이다.

알바니아는 남유럽 발칸반도에 있는 작은 나라다. 바로 이웃에는 그리스, 북쪽에는 몬테네그로와 코소보, 그리고 바다 건너 이탈리아가 있다. 알바니아는 오래전부터 부패(腐敗)한 권력자들 때문에 나라가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었다. 1997년에는 다단계 금융 사기에 국민 절반 이상이 속아 재산을 잃었고, 지금도 대통령이나 장관 같은 정치인들이 돈세탁 혐의(嫌疑)로 잡히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상황에서 알바니아 정부가 꺼내 든 해결책이 바로 인공지능 ‘디엘라’다. 

‘태양’을 의미하는 이름을 가진 인공지능 ‘디엘라’는 지난 1월부터 정부 전자포털에서 국민들이 문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었으며, 지난주 재선에 성공한 에디 라마 총리의 내각에 공식 임명되었다.

라마 총리는 “디엘라는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첫 번째 내각 구성원이며, 가상으로 AI가 만들어낸 장관이다”라고 밝혔다. 발칸반도에 위치한 인구 270만 명이 넘는 작은 나라는 이 발표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이 임명은 상징적 성격이 더 크다. 알바니아 헌법상 모든 장관은 만 18세 이상의 시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디엘라는 전통 복식을 갖춘 모습으로 표현되며, 민간 기업과 체결되는 공공 조달 계약을 관리하고 발주하게 된다. 공공 조달은 과거 여러 차례 부패 스캔들의 진원지가 되었던 분야이다. 디엘라는 음성 명령으로 문서 발급을 돕고, 전자 서명을 통해 문서를 내보낼 수 있다. 라마 총리는 이를 통해 “공공 조달을 100퍼센트 부패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나시대학교 철학과 로버트 스패로 교수는 “이 시스템들은 설계하고 운영하는 사람들보다 나을 수 없다. 프로그래머가 부패했다면 AI 역시 부패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투명성 문제와 책임성 부재를 경고했다. “일반적으로 정부 장관은 왜 결정을 내렸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만, AI는 그것을 할 수 없다. 게다가 잘못된 결정을 내리더라도 AI 자체를 법적으로 책임지게 할 수 없다는 점이 또 다른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라마 총리 역시 부작용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는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정치에 참여하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괜찮다. 공공 조달은 많은 이들이 정치에 입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라마 총리는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AI가 “다른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던 도약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성공할 경우 해외에 알바니아형 AI 조달 시스템을 수출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많은 나라들이 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할 때 이 모델에 대한 권리를 확보해 다른 나라에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패로 교수는 “실제 세계에서는 거의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라며 “사람들은 AI에 대해 공상과학적 기대를 하거나, 시연 현장에서 잘 작동하는 모습을 본 경험에 의존한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복잡하고, 때때로 심각한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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