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링크(Centrelink)가 과거 위법한 산정 방식으로 계산되어 수년간 추심이 보류됐던 복지 부채에 대해 약 14만 7,000명의 수급자에게 다시 상환을 요구하기 시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9NEWS 보도에 따르면, 문제가 된 부채 산정 방식은 급여 명세서 날짜와 2주 단위 센터링크 신고 기간이 불일치할 때 근로소득을 여러 기간에 걸쳐 임의로 평균 내는 ‘소득 배분(income apportionment)’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2020년까지 약 300만 건, 총 44억 달러 규모의 부채가 계산됐다.

이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세청(ATO) 연간 소득 데이터를 단순 평균해 부채를 자동 책정했던 이른바 ‘로보뎃(Robodebt)’ 사태와는 구별되는 별개의 제도다. 그러나 로보뎃 제도가 법원에서 최종 위법 판정을 받으면서 소득 배분 방식의 적법성에도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센터링크는 법적 리스크가 불거지자 2023년 소득 배분 관련 부채 추심을 전면 보류했다. 이후 2025년 7월 연방법원은 소득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대체 산정 방식이 존재한다고 판단했으나, 정부는 개별 부채를 정확히 재계산하는 대신 2025년 12월 소급 입법을 단행해 해당 부채들의 법적 유효성을 인정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어 호주 고등법원 역시 소득 배분 행위 자체는 위법이었으나 정부가 다른 방식으로 재산정하여 부채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함에 따라, 센터링크는 2026년 6월부터 보류되었던 부채 추심을 본격 재개하며 대상자들에게 순차적으로 납부 통지서를 발송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상당한 혼란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애들레이드에 거주하는 한부모 가장 조디(Jodie) 씨는 지난 2014년부터 2018년 사이 지급받은 구직수당(뉴스타트)과 관련해 2026년 9월 1,550달러를 상환하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조디 씨는 6년 넘게 보류되어 이미 소멸된 줄 알았던 부채가 다시 청구된 데다, 10년이 지난 과거의 급여 명세서와 은행 거래 내역을 확보해 센터링크의 부채 산정이 잘못되었음을 직접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시민단체와 법률구조 기관도 정부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빅토리아 법률구조(Victoria Legal Aid)의 마일스 브라운(Miles Browne) 부국장 대행은 법적·행정적 근거가 부실하게 산정된 부채인 만큼 로보뎃 사태 때처럼 부채 전액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로보뎃 왕립조사위원회(Robodebt Royal Commission)는 센터링크가 6년이 지난 오래된 부채에 대해서는 추심할 수 없도록 하는 시효 제도를 재도입할 것을 권고했고, 사회서비스부(Department of Social Services) 역시 이를 “원칙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당국의 행정 편의주의적 조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 호주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2026년 1월 ‘소득 배분 해결 제도(Income Apportionment Resolution Scheme)’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부채 건당 최대 600달러의 일회성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구제 신청 마감일은 2027년 1월 29일까지다. 전문가들은 지난 20여 년간 소득 배분 방식으로 센터링크 부채를 상환한 최대 300만 명의 수급자가 보상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고 추정하면서도, 이미 부채를 변제하고 사회보장 체계에서 벗어난 대다수의 사람들은 보상 제도의 존재조차 알지 못해 구제받지 못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