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인과 매수인의 눈높이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호주 도시(capital city) 주택 경매 낙찰률이 다시 50% 아래로 떨어졌다고 부동산 전문 매체 도메인(Domain)이 보도했다.
부동산 데이터 업체 코탤리티(Cotality)에 따르면 10월 25일로 끝난 한 주간 전국 주요 도시에서 진행된 경매는 총 1,88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33.1% 증가한 수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1.8% 급감한 수준이다. 잠정 경매 낙찰률 역시 전주의 51.2%에서 48.4%로 하락했다. 팀 롤리스(Tim Lawless) 코탤리티 리서치 디렉터는 최근 4주 중 3주 동안 낙찰률이 50%를 밑돌며 시장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멜버른의 경매 건수가 전주 495건에서 831건으로 대폭 늘었으나,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54.7% 적은 수준에 머물렀다. 롤리스 디렉터는 매도 여건이 악화된 데다 빅토리아주 정부가 경매 최저 낙찰가(리저브 가격) 공개 의무화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일부 매도인들이 경매 진행 방식을 재고하고 있는 점이 시장 위축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현장 전문가들은 매도자들의 현실 인식 부재가 거래 가뭄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어스 에이전트 업체 ‘프라이스 바이어스 에이전트’의 글렌 프라이스(Glenn Price) 대표는 “매도인들이 여전히 가격을 낮추지 않고 버티고 있으며, 이들에게 조언하는 중개인들 상당수마저 아직 과거 호황기 시장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찰된 경매 물건 중 상당수는 매수자의 입찰가가 매도자 희망가에 상당히 근접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최종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화이트(Ray White)의 토머스 맥글린(Thomas McGlynn) 최고경영자(CEO) 역시 “매수인이 제시하는 가격과 매도인이 원하는 가격 간의 간극이 거래 성사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조세 정책 변화 역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레이화이트 그룹의 네리다 코니스비(Nerida Conisbe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5월 연방 예산안에서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과 양도소득세(CGT) 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투자 수요가 대거 이탈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하방 지지력이 탄탄했던 저가 주택 시장의 매매가가 더 큰 폭으로 하락하는 반면, 고가 주택 시장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니스비 이코노미스트는 “첫 주택 구입자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이점이 있지만, 주택 구입 후 자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딜레마에 직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라이스 대표는 멜버른컵 경마일인 11월 3일 예정된 호주중앙은행(RBA)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4.60%로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실업률이 4.7%로 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전국 주택 가치도 2026년 3월 정점 대비 5.2%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기준금리가 동결되는 것만으로는 얼어붙은 매수 심리를 되살려 시장 참여자들을 돌아오게 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