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재난지역 선포는 호주 전국 비상사태나 다를 바 없다. 호주군인 1천4백명이 멜버른 바이러스 방어 진지 구축에 나섰다. 지금은 총 칼 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 퇴치에 호주국민들이 힘을 모을 때다. 호주경제의 제2대들보인 멜버른의 바이러스 전쟁은 빅토리아 주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감염속도 뿐 아니라 그 경제적 파장이 시드니, 브리스베인, 에델레이드, 타스마니아 등 호주전역에서 감지된다. 회복세를 보이던 시드니 소매경기도 뚝 떨어졌다. 

지난 6월까지만해도 뉴질렌드-호주 사이의 타스만 해협 항로가 풀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금은 그 길이 곧 열릴 전망이 전혀 없다. 각 주간 경계봉쇄도 강화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오고 가는 길이 막힌 체 경제 퇴로가 전혀 보이지 않는 암중모색이다.    

멜버른은 지난 일요일부터 통행금지령이 발동됐다.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밤 8시부터 그 이튿날 새벽 5시까지 통행이 차단돼 유령의 도시로 변했다. 한 가정에 한 명에 한해 5킬로미터 미만의 슈퍼마켓에서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다. 결혼식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금지되고 장례식은 일정한 지역안에서만 가능하다. 온 라인 수업만 진행된다. 필요 불가결한 일 아 아니면 일체의 외출이 금지됐다. 일상 삶이 멈췄다. 

멜버른 커퓨(Curfew)발동은 호주사상 처음이다. 지금은 전쟁보다 더 무서운 상황이다. 나라간 전쟁은 적의 공습에 대비해 피신이 가능하나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그 가늠이 힘들다. 그만큼 사람들의 공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힘든 바이러스 전쟁을 수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루에 10여명의 생명이 희생되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인명피해가 올지 한 치 앞을 내 다 볼 수 없다. 통행금지가 발동된 이후에도 연일 확진자와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4일에는 727명의 추가 확진자에 15명이 숨졌다. 당일 사망자로 가장 많은 기록이다. NSW주에도 당일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빅토리아 주는 통행금지나 제재조치 위반사례 단속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별한 이유없이 공공교통을 이용하거나 집회금지를 위반한 사람들에게 5천불의 벌금을 부과했다.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이를 위반한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   

데니엘 앤드류 빅토리아 주 수상이 시민들을 상대로 매일 현황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 제2감염을 초래한 빅토리아 주 수상에 대한 비난이 거셀 법 하나 그 반대다. 시민들의 인기가 상승세다. 상황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강도 높은 차단 책 제시에 시민들의 믿음이 증폭되고 있다.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 상황을 왜곡 보고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는 판이하다. 국난의 시국에 그 같은 지도자와 이를 믿고 따르는 국민들이 뒷받침하는 한 공포의 바이러스도 효과적으로 진압될 것이다. 

호주는 사실상 다른 나라에 비해 확진자 수나 사망자 수가 적다. 스콧 모리슨 총리를 정점으로 한 6개주 2개 준수 수상들의 주 정례회동을 통해 감염차단 전국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각 주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비상내각회의가 진가를 발휘했다. 각 주가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주 시민보호에 전념하는 지도자들의 강단 함이 돋보였다. 주 경계봉쇄를 두고 퀸즈렌드, NSW주 수상간 일촉즉발의 설전이 호주 언론의 화제였다. 퀸즈렌드 주의 주 봉쇄 강경로선과 NSW주의 연착륙이 한 예다. 두 여 수상의 논리 정연한 논쟁이 바이러스 감염차단에 똑같이 기여하고 있다. 

NSW주의 코비드 19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4일 확인된 12명도 감염소스가 밝혀져 그 추적이 쉬운 상황이다. 서부지역의 한 학교가 확진자로 4일 휴교했다. 그러나 주정부는 빅토리아 주 상황을 감안해 감염관리 고삐를 죄고 있다. 무엇보다 멜버른 삿다운으로 주 경계관리가 쉬워져 그 부담이 줄고 있다. 그러나 여러 지역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가급적 피하고 사회안전거리 지킬 것을 당부하고 있다. 다음으로 슈퍼마켓 등 안정거리 지키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할 것을 환기시키고 있다. 버스나 열차 등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위해 이를 늘 갖고 다닐 것을 권고한다. 

코비드 19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제2의 유행이 언제 번질지 전혀 알 수 없다. 백신이 개발되고 그 사용이 가능할 때까지 바이러스와 더불어 살아가야할 것이라는 게 바이러스 전문 의학자들의 진단이다. 사화안전거리 지키기, 위생관리, 마스크 착용 등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길 밖에 없다. 멜버른 시민들은 올 겨울 내 겨울잠을 자야 할 처지다. 전 국민의 안전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멜버른 시민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야 할 때다. 

교민잡지 편집고문 | 박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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