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멤버십 불가’ 젠더 갈등 온상
 아시안 배제 ‘앵글로 섹션’ 회원

183년 전통의 남성전용 ‘오스트레일리안 클럽’이 젠더 갈등의 온상이 됐다. 15일 실시된 여성회원 수용여부에 대한 회원 찬반투표에서 회원 다수가 부표를 던졌다. 이날 회원 3천명 중 693명이 찬반 투표에 참가해 62%가 NO에 가담했고 37%가 YES 쪽에 손을 들었다. 기권이 1%였다. 회원 75%가 찬성해야만 회칙을 개정할 수 있다.

존 하워드, 말컴 턴불 전 총리 등 유명 정객이나 법조인, 실업인 등 시드니 명사들을 회원으로 둔 이 클럽은 남성회원만을 받아들이는 현행 규칙을 여성도 수용하는 회칙으로 개정하기위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이날 찬반투표에는 존 하워드 전 총리를 비롯 근 7백명의 회원이 참석해 여성수용여부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러나 개표결과는 남성만의 클럽을 원하는 회원들이 많았다.

앵글로 섹션 대물림 회원에 인종 편견 만연 

이날 하워드 전 총리는 투표 전 기자들의 찬반여부 질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 클럽 측이 회원들에게 보낸 찬반투표 공지 편지의 수신인을 보면 하워드, 휴, 팩커, 턴불 등 영어 이름이 태반이고 쟝(Zhangs) 등 아시안 계 이름은 거의 없다. 회원 대부분이 앵글로 섹션 계이기 때문이다.

명문가의 후손인 회원들의 상당수는 대물림으로 멤버십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성들은 그 후손이라도 배제되고 있다. 아버지가 회원이었던 한 여성은 이날 투표결과를 두고 “시대의 흐름을 망각한 처사로 딸 아이에게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말컴 턴불 전 총리의 부인인 루시 턴불(사진)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이 클럽의 멤버였다. 시드니 카운슬의 전 시장이며 여성 기업인인 루시는 “가끔 클럽을 찾았다. 클럽에 전시된 예술작품이 정말 좋았다. 지금은 여성 법조인, 주 수상, 실업인 지도자가 많고 특히 남녀, 인종 평등이 강조되는 시대에 이들이 이 클럽의 멤버가 될 수 없다면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성들은 멤버 초청이 없으면 클럽입장이 불가능하다.

말컴, 루시 턴불 부부의 아들 엘렉스의 부인은 중국계로 2016년 총선에서 아시안 타운인 허스트빌의 한 중국식당에서의 가족 식사장면(사진)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한편 여성회원 수용에 찬성한 회원들은 이날 결정을 두고 “사회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다수 회원들의 편견이 클럽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며 강한 반감을 표시해 이 문제가 사회이슈로 확대될 전망이다.

교민잡지 편집고문 | 박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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