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7일 호주 시드니 하이드 파크에서는 올해로 112주년이 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세계 여성의 날 시드니 행진’이 열렸다. 이날 행진은 뉴사우스웨일즈 노조연합(Unions NSW)과 뉴사우스웨일즈 간호사조산사연합(NSW Nurses and Midwives’ Association)이 주최하고, 뉴사우스웨일즈 교육연맹 – 여성교육자(NSW Teachers  Federation - Women in Education, 기후를 위한 호주 학교 파업(SCHOOL STRIKE 4 CLIMATE AUSTRALIA),  뉴사우스웨일즈 난민을 위한 할머니회(Grandmothers for refugees  NSW), 금융노조(Financial Sector Union), 호주서비스노조(Australia Service Union) 등 노동자 동맹, 학생 및 여성, 평화 단체와 관심있는 다수의 시민 수백 명이 참가하였다. 이날 행진에 앞서 연설자들은 가정폭력, 남녀임금차별, 원주민 권리, 노숙인, 난민, 기후변화 및 환경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야기되는 현재 호주내 여성과 아동들의 피해와 차별에 대해 강조하며 사회적 변화와 연대를 촉구하였다.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대표 염종영, 이하 시소추)의 회원들도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와 시드니 애쉬필드 연합교회에 위치한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을 알리기 위해 이 행진에 참여하였다.

시소추의 회원들은 한복과 소녀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명 ‘살아있는 소녀상’으로 분해 주최측의 공동행진에 참가하여 행진대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시소추는 이번 행진에서 지난 2019년 타계한 한국과 호주의 일본군’위안부’ 운동의 상징적인 존재이자 인권활동가였던 김복동 할머니와 얀 루프-오헤른(Jan Ruff O’Herne) 할머니를 추모하고 고인들의 뜻을 세상에 알렸다. 시소추 행진대는 김복동 할머니의 얼굴이 그려진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얀 할머니의 생전 말씀이 담긴 ”우리는 ‘위안부’가 아니다. 우리는 강간 피해자이다.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은 이러한 전쟁범죄를 자기 나라의 역사에 알려야 한다.” 현수막을 들고 힘차게 행진했다.

특히 이날 세계여성의 날 시드니 행진 행사장에는 얀 루프-오헤른(Jan Ruff O’Herne) 할머니의 가족들이 함께해 세대를 이어 한국과 호주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위한 연대를 촉구하였다.

얀 할머니의 손녀 루비 챌린저(Ruby Challenger)는 2차 세계대전 때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있었던 네델란드인 포로수용소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영화 ‘Daily Bread’로 다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았으며 현재 영화감독 겸 배우로 활동하며 얀 할머니의 일대기를 그린 장편영화를 준비중이다. 루비 감독의 가족은 함께 행사장을 찾아 시소추 회원들을 응원했다. 루비 감독은, “오늘 시소추 팀과 할머니를 대표하여 그 뜻을 이어 걸어가는 것이 힘이되었다.” 라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또한 얀 할머니의 딸 캐롤 루프(Carol Ruff)는 이번 세계 여성의 날 시드니 행진에 사용할 손피켓을 직접 만들어 보내기도 했다.

시소추 행진대와 함께한 전 국제엠네스티 호주지부 활동가이자 2007년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얀 할머니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사실 증언을 위해 공식통역사로 활동했던 송애나씨는, “지난 13년 동안 매년 세계 여성의 날이면 얀 할머니에게 카드나 꽃을 보냈었다. 할머니가 떠나시고 텅빈 마음을 ‘우리’가 행진을 통해 할머니의 기억을 지켜주며 함께한 마음이 따뜻한 행진이었다. 한결같이 '여성의 존엄성', '정의로운 공식 사죄'를 끝까지 요청하셨던 얀 할머니께 우리가 함께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일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 여성의 날 행진은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 폭력에 대한 기나긴 침묵을 깬 용기있는 여성들을 기억하고 아직 실현되지 않은 우리 사회의 인간의 존엄과 성평등의 보장을 촉구하는 전세계적인 인권운동이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시소추도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 및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과 폭력 추방을 위한 호주 사회내 연대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는, 2016년 8월 6일, 해외 지역에서는 네 번째이자 호주에서는 첫 번째로 시드니 애쉬필드 연합교회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과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국내외 연대 및 인간의 존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문화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차기 활동으로는 오는 4월 19일 미키 데자키(Miki Dezaki) 감독을 초청해 영화’주전장’ 시드니 시사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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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 추진위원회(시소추)가 지난 7일 세계 여성의 날 시드니 행진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알리고자 참여한 소식을 전달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