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감시기관 취약 은행 명단 공개거부

 호주에서 인터넷을 통한 은행 구좌 사기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은행직원 사칭 사기사건이 올해 8,000건 발생했다. 

은행 직원을 사칭해 개설된 구좌가 해킹을 당했다며 다른 구좌로 이체할 것을 요구하는 등 그 수법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특히 노인을 상대로 한 사취가 커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호주 소비자 감시 기관은 은행 측의 반발을 두려워 고객이 큰 피해를 입은 은행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부분적으로 알려진 데이터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특정 은행을 다른 은행보다 훨씬 쉬운 표적으로 삼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고객 피해 단 한 건도 없는 은행

올해 첫 9개월 동안 호주 은행 고객 근 3,000명이 은행 사칭 사기를 신고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은행 사칭 사기사건 8274건이 보고됐다. 이는 2023년 같은 기간 동안 보고된 6582건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사기로 인한 전체 피해액은 1,498만 달러에서 935만 달러로 감소했다.

반면 직원을 가장한 사기꾼들에게 피해를 입지 않은 은행도 여러 개 있다. 그러나 피해가 많거나 적은 은행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호주 4대 은행 피해액 7%만 보상

4대 은행은 사기로 인한 손실의 7%만 보상한 반면, 소규모 은행은 도난당한 자금 중 더욱 적은 비율로 보상하고 있다.

호주 소비자 감시기관(ACCC)은 수백 개의 사칭 사기에 연루된 은행의 이름을 밝혀 달라는 요청을 거부했으며 공개된 데이터에서 해당 은행의 이름을 삭제했다.

ACCC는 정보 공개 요청에 응하여, 정보를 공개하면 국가 사기 방지 센터가 기밀 정보를 얻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변명했다. 소비자 행동법 센터는 해당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기로 인한 손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사람은 대부분 은행 고객이기 때문이다. 

사기당한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것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피해 은행의 정보가 공개되면 은행 고객이 이 같은 사기사건으로부터 예방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주 기업 규제 기관이 2023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4대 은행은 2022년 6월까지 1년간 사기로 인한 피해액의 약 4%만 보상했다. HSBC 은행 사칭 사기에 연루된 호주인 피해자 약 200명은 여전히 사기 행위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호주 코미디계의 전설인 로드 콴톡은 작년 크리스마스 며칠 전 밴디고(Bendigo) 은행의 사기방지팀 소속이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귀하의 계정이 해킹 당했다.” “귀하의 계정을 구하고 사기피해를 막기 위해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다른 계정을 설정하라”고 그를 속였다. 

그는 별 의심 없이 예금 3만불을 이체했다. 그러나 1시간이 지나지 않아 그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고 지역 은행지점에 연락했다. 은행측은 그가 통화한 사람이 은행 담당자가 아니며, 그의 돈은 HSBC 은행 계좌로 송금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HSBC를 통해 도난당한 돈의 추적을 시도했다. 그러나 은행측은 “개인정보 보호 또는 비밀 유지”라는 이유를 들어 구좌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고객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어떤 일도 하기를 거부했다는 것.  

HSBC는 벤디고 은행에서 알림을 받은 당일에 해당 돈이 수신된 계좌를 제한할 수 있었지만 3,000달러 미만인 일부 금액만 회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민잡지 editor@kcm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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