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사우스웨일스(NSW) 정부가 의료용 대마초 사용자의 운전 관련 법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의료 전문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당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정식으로 등록된 의료용 대마초 처방 환자는 체내에서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가 검출되더라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약물운전 혐의로 처벌받지 않게 된다.

새 제도에서는 처방을 받은 사용자가 양성 반응을 보이더라도 24시간 운전 금지 조치는 유지된다. 그러나 타액 검사 결과 THC 농도가 1밀리리터당 50나노그램 미만일 경우, 첫 두 차례 위반에 대해서는 유죄 판결을 받지 않는 ‘3회 경고제’가 적용된다.

이에 대해 NSW 주요 병원 외상센터 책임자들과 전문의들은 공동 서한을 통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50ng/ml 기준은 호주 또는 국제적인 어떤 주요 임상기관도 지지하지 않는다”며 “행정 편의를 위해 설정된 기준일 뿐 과학적 권위를 가진 수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NSW 자유당과 국민당도 해당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켈리 슬론 NSW 야당 대표는 이 정책이 시민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정책을 강행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정부는 이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개혁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중단하고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로 이용자와 의료용 대마초 환자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의료진, 도로안전 전문가, 환자 단체와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 쿠어 도로 담당 예비장관도 정부가 전문가들의 권고를 즉시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의료용 대마초 처방 환자 역시 약을 복용한 지 2시간이 지났는지, 12시간이 지났는지를 구분할 수 없는 현행 제도 대신 합리적인 법적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NSW 정부는 이번 개정안이 보다 상식적인 접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처방받은 약을 합법적으로 복용한 환자도 장기간 THC가 체내에 남아 양성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연방 상원의원인 데이비드 슈브리지는 처방 환자를 미량의 THC 검출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운전에 영향을 줄 정도로 약물에 취한 상태라면 당연히 운전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극소량의 대마초 성분은 운전 능력을 저하시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에서는 약 100만 명이 의료용 대마초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최대 3분의 1이 NSW 거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 민스 NSW 주총리는 도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용 대마초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을 바꾸는 중요한 치료제”라며 “현재도 다양한 처방약을 복용하면서 합법적으로 운전할 수 있지만 의료용 대마초만 예외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새 제도를 이용하려면 무제한 운전면허를 소지해야 하며, NSW 교통부에 등록된 의료용 대마초 사용자로 등록해야 한다. 또한 유효한 처방전을 제출하고 대마초와 운전 안전에 관한 온라인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등록된 사용자도 중대한 교통사고 발생 시 혈액 또는 소변 검사를 받아야 하며, 실제로 운전 능력이 저하된 상태로 운전한 사실이 확인되면 기존과 동일하게 처벌받는다.

이번 제도는 시행 후 1년이 지나면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news.com.au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