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저가항공사 비엣젯 항공(VietJet Air)이 호주 국내선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움직임이 호주 항공업계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비엣젯은 호주 시장을 장악한 콴타스(Qantas)와 버진(Virgin)에 맞서기 위해, 호주 내 국내선 운항 인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민간항공안전청(CASA)의 승인을 받으면, 비엣젯은 자사의 소형 보잉 737기를 이용해 다른 이름으로 운항하게 된다. 이후 호주 현지 자회사를 세우고, 시드니 공항에서 새로 열리는 이착륙 공간을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이는 아시아 항공사로서는 과감한 도전이다. 그동안 여러 항공사가 호주를 지배하는 콴타스·버진 양강 체제를 넘어서지 못하고 실패했기 때문이다.

호주 국내선 시장에 마지막으로 진입한 국제 항공사는 싱가포르항공의 저가 자회사 타이거항공(Tiger Airways)으로, 2007년 11월 운항을 시작했다. 타이거항공은 2013년까지 싱가포르 모회사 산하에서 운항하다가 버진 오스트레일리아에 흡수돼 ‘타이거에어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름을 바꿨고,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 3월 결국 운항을 중단했다. 호주 토종 항공사들의 도전도 번번이 무산됐다. 저가항공 본자(Bonza)는 취항 1년이 채 되지 않은 2024년 7월 운항이 중단됐고, 리저널 익스프레스(Rex)는 비슷한 시기 노선을 지역 운항으로 축소했다가 같은 해 10월 미국 인수자에게 매각돼 살아남았다.

항공 전문가 피터 하비슨(Peter Harbison)은 비엣젯의 국내선 진출이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에는 다르다. 비엣젯은 이미 탄탄하게 자리 잡은 항공사이고, 매우 든든한 재정적 뒷받침을 갖췄으며, 무엇보다 호주 시장을 잘 아는 국제 항공사”라며 “시장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비엣젯이 호주 국내선 터미널에 자리를 잡으면 항공권 가격을 끌어내리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비슨은 규제 당국이 승인할 경우 비엣젯의 호주 국내선이 “어렵지 않게” 6~9개월 안에 이륙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9news  에 따르면 비엣젯은 3년 전인 2023년 호주 주요 도시와 호찌민(Ho Chi Minh City)을 잇는 노선으로 호주에 처음 취항했으며, 이미 태국과 카자흐스탄에 자회사를 두는 등 아시아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멜버른 공항의 로리 아거스(Lorie Argus) 최고경영자는 베트남 항공사의 시장 합류를 환영하며 “우리는 분명 공간이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당연히 수용할 여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호주 민간항공안전청은 개별 항공사의 상업적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