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의 멤프레마고그호(Lake Memphremagog)에 서식하는 메기에서 다른 개체로 전염되는 희귀한 피부암이 발견돼 연구진이 확산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9News가 보도했다.
연구는 2012년 미국 버몬트주와 캐나다 퀘벡주 경계에 위치한 멤프레마고그호에서 머리와 몸에 검은 종양이 생긴 갈색불헤드메기(Brown Bullhead Catfish)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바이러스나 오염물질이 원인으로 의심됐지만 부검과 분석 결과 이를 입증할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버몬트대학교 연구진은 종양 세포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종양이 물고기의 정상 세포보다 다른 종양들과 더 높은 유전적 유사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종양 자체가 개체 간 이동하는 ‘전염성 흑색종(멜라노마)’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됐다.
현재 멤프레마고그호에서는 갈색불헤드메기 약 3마리 가운데 1마리가 이 질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암세포가 기생생물처럼 다른 개체로 이동하며 증식하는 매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자연에서 확인된 전염성 암은 매우 드물다. 개에서는 교미와 물기를 통해 전파되는 생식기 종양이 발견됐으며, 조개류에서는 백혈병과 유사한 질환이 보고됐다. 호주 태즈마니아 데블은 서로 물어뜯는 과정에서 얼굴 종양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질병으로 전체 개체 수의 80% 이상이 감소했다. 다만 최근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연구에서는 살아남은 일부 개체가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메기의 전염성 암도 오래전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852년과 1858년 일기에서 검은 반점이 생긴 메기를 ‘먹물 같은 검은 나병’으로 기록한 바 있어, 당시에도 유사한 질병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메기의 경우 암은 산란기에 번식 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전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란기에는 물고기들이 밀집해 서로 몸을 접촉하거나 같은 바닥 퇴적층을 오가면서 종양 세포가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뉴잉글랜드 지역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높은 농도의 비소가 메기의 면역력을 약화시켜 감염 확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가장 심각한 감염 지역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가로지르는 길이 약 52km의 멤프레마고그호이며, 주변 호수와 연못에서도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이 호수는 약 17만5천 명의 식수 공급원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이 암세포가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 감염되지는 않으며, 메기를 만지거나 연구하는 것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다만 감염된 물고기는 다른 세균 감염이나 오염 위험이 있을 수 있어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암이 원래 숙주를 벗어나 어떻게 생존하고 전파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